정치모아

최상목 ‘선택적’ 결정에 정치권 폭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이 국회의 권한을 침해했는지 여부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3일 결론을 내린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이날 오후 2시 김정환 변호사와 우원식 국회의장이 각각 제기한 ‘임명권 불행사 부작위 위헌확인’ 헌법소원과 권한쟁의심판에 대한 선고를 진행한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 후보자 3인 중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이 헌법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여부다. 국회는 지난해 정계선, 마은혁, 조한창 후보자를 선출했으나, 최 권한대행은 12월 31일 정계선·조한창 후보자만 임명하고 마 후보자의 임명은 보류했다. 그는 여야 합의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에 우 의장은 국회의 헌재 구성권과 재판관 선출권을 침해했다며 국회를 청구인으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김 변호사 또한 헌재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재가 최 대행의 조치를 위헌으로 판단하더라도 즉각적인 후속 조치는 어려울 전망이다. 천재현 헌재 공보관은 “헌재는 권한 침해 여부만 판단할 뿐, 강제력을 행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안은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현재 8인 체제에서도 탄핵 심판은 가능하지만, 3명이 반대하면 정족수 부족으로 결론을 내릴 수 없다.

 

반면 9인 체제에서는 6명이 찬성할 경우 탄핵안이 인용될 수 있다. 또한 문형배 헌재소장과 이미선 재판관의 임기가 오는 4월 18일 종료된다. 

 

이 시점까지 탄핵 심판이 길어지면 6명 전원의 만장일치가 필요해지고, 정당성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국민의힘은 헌재 9인 체제 복원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 주진우 의원은 “헌재가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인 만큼 신중해야 하며, 권한쟁의 심판 청구 자체도 국회 의결 없이 진행된 점에서 무효”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은 “헌재는 헌법 절차를 준수하는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헌재의 이번 결정이 향후 정치 지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준석 제명, 진짜 될까?.."40만 명 ‘아웃’ 외쳤다"

 개혁신당 소속 이준석 의원의 국회의원직 제명을 촉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폭발적인 참여 속에 진행되며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열린 대선 후보자 3차 TV 토론에서의 발언이 성폭력적이라는 비판을 불러일으킨 데 따른 것으로,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8일 오후 3시 기준, '이준석 의원의 의원직 제명에 관한 청원'에는 36만8317명의 시민이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원은 지난 4일 국회 전자청원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후 나흘 만에 하루 평균 10만 명씩 참여하며 국회 심의 요건인 5만 명을 훌쩍 넘겼다. 오는 7월까지 청원이 진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40만 명 돌파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해당 청원의 청원인은 이 의원이 TV 토론에서 여성의 신체와 관련된 폭력을 묘사하며 “성폭력적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의원은 본인의 발언이 명백한 범죄 행위임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공론장에서 여성에 대한 혐오와 폭력을 조장했다”며 “정치적 이익만을 앞세워 주권자 시민의 존엄과 민주주의를 훼손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후보 검증이라는 허구적인 명분 아래 여성 시민을 대상으로 한 폭력을 방송을 통해 공개적으로 전시했다”며 “이는 국회의원의 책무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공동체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논란의 발단이 된 발언은 지난달 27일 치러진 대선 후보 초청 3차 TV 토론에서 나왔다. 당시 이 의원은 성폭력성 온라인 게시글을 토대로 특정 후보를 겨냥한 질문을 던지며 성적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비유를 사용했다. 이에 대해 시청자들과 여성 단체들은 즉각 반발했으며, 방송 직후부터 온라인상에서는 ‘성폭력적 언어’라는 비판이 쇄도했다. 이 의원은 이후 언론 인터뷰와 당원 문자 메시지를 통해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청원인은 “이 의원은 처음에는 자신의 발언이 ‘성폭력적 발언’임을 스스로 인정했다가, 이후에는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부정했다”며 “결국엔 ‘심심한 사과’라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이준석 의원은 논란이 가열되자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개혁신당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서 “그 시점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같은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그는 “후보 검증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했지만, 그 정도로 불쾌감을 느끼는 분들이 있을 줄은 몰랐다. 앞으로는 표현을 보다 순화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도 개혁신당 당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부적절한 표현으로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고 전한 바 있다. 그러나 일부 여론은 이 의원의 사과가 형식적이며, 진정성 없는 해명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제도에 따르면, 30일 내 5만 명 이상 동의한 청원은 자동으로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된다. 이후 상임위의 심사를 거쳐 본회의 심의, 필요 시 정부 이송 등 절차를 밟게 된다. 국회의원 제명은 헌법상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지만, 실제로 국민동의청원을 통해 국회의원이 제명된 사례는 아직 없다.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대상으로 한 제명 청원 두 건도 각각 5만 명을 넘겨 상임위에 회부됐으나, 이후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다. 김민전 의원의 백골단 기자회견 주선 논란, 자유한국당 시절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의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 역시 제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논란 속에서도 이 의원의 해명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는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나 “형식적으로 잘못한 부분에 대해 사과한다”고 했고, “원 소스였던 온라인 문구 자체가 문제가 있는 자료였으며, 나름대로 표현을 순화하려고 했지만 국민 기대치에는 못 미쳤던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해당 자료를 인용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실수가 발생했다”고 설명하며, 연상 작용을 유발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덧붙였다.한편 개혁신당 내부에서는 이 의원에 대한 제명 청원이 정치적 목적에서 비롯됐다는 반응도 있다. 당 관계자는 “정당한 절차로 선출된 국회의원을 특정 정당 지지자들이 주도적으로 퇴출시키려는 것은 민주주의의 원칙에 반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당 인사는 “논란이 된 자료 자체가 문제가 있었던 만큼, 모자이크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쪽에도 책임이 있다”며 “보다 근본적으로는 해당 게시글이 보여준 왜곡된 성 인식에 대한 비판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이준석 의원을 둘러싼 이번 사안은 단순한 실언 이상의 정치적·사회적 파장을 낳고 있다. 공론장에서의 발언 책임, 혐오 표현과 표현의 자유의 경계, 국회의원의 품위 유지 의무 등 복합적인 쟁점이 얽혀 있는 만큼, 향후 국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