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아

젊을 때부터 챙겨야 할 면역력, 필사의 생존 전략은?

찬바람이 불면 기침과 감기가 일상처럼 따라오고, 나이가 들수록 면역력이 떨어진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다. 특히 중년 이후, 면역력 저하가 눈에 띄게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영국 서식스대 면역학 명예 선임 강사 제나 마키오치 박사는 "면역 노화는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감소하고, 백신에 대한 반응이 약해지며, 만성 염증이 증가하는 특징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좋은 소식은 면역력 저하를 피할 수 없지만, 우리의 생활 습관에 따라 그 속도를 늦추거나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면역력 강화를 위한 방법들을 살펴보자.

 

마키오치 박사는 근육을 면역계와 소통하는 면역기관으로 보고,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규칙적인 근력 운동이 면역 노화를 늦추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강조한다. 근육은 면역을 조절하는 마이오카인(myokines)이라는 물질을 생성하여 면역체계의 성숙을 돕는다. 일주일에 최소 두 번 이상 근력 운동을 하며, 무거운 무게로 적은 횟수를 반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처음에는 가벼운 무게부터 시작해 점차 늘려가면 좋다.

 

 

단백질은 근육 보존뿐 아니라 항체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키오치 박사는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 면역 결핍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감염이 발생하면 몸은 빠르게 근육을 분해하여 면역력 유지에 필요한 단백질을 소비하게 된다. 육류, 생선, 콩류 등을 통해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노화된 면역 세포는 '좀비세포'라 불리며, 죽지 않고 몸에 남아 염증을 유발하고 조직에 손상을 입힌다. 이러한 좀비세포는 간헐적 단식을 통해 제거할 수 있다. 간헐적 단식은 세포가 손상된 부분을 분해하고 재활용하는 자기포식(autophagy) 과정을 촉진하여 염증 수치를 낮출 수 있다. 식사를 제한된 시간에만 하는 간헐적 단식은 최근 건강 관리 방법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부작용이 적고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나 특정 질환이나 섭식 장애가 있는 사람은 의사와 상담 후 시행해야 한다.

 

요가나 태극권과 같은 마음챙김 운동은 스트레스를 낮추고 염증 수치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만성 염증은 감염과 싸울 때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지속될 경우 장기와 조직에 손상을 줄 수 있다. 2018년 체계적 문헌고찰에 따르면, 요가는 신체의 염증 표지자를 감소시키며, 꾸준히 수련할 경우 면역 반응을 향상시킬 수 있다.

 

비타민 B12, D, 아연, 마그네슘, 크레아틴 등은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나이가 들면서 비타민 B12와 같은 영양소의 흡수율이 감소하므로 보충이 필요하다. 비타민 D는 면역세포 활동을 조절하고 호흡기 감염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연은 항바이러스 효소를 활성화하고, 마그네슘은 후천 면역에 기여한다.

 

여성은 본래 면역 반응이 더 강하고 백신에도 잘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항바이러스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폐경기 이후에는 그 수치가 급격히 감소한다. 마키오치 박사는 "여성은 폐경 이후 염증을 줄이는 생활습관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이가 들면서 면역력은 자연스럽게 저하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꾸준한 운동, 올바른 식단, 스트레스 관리, 보충제 섭취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조절하면 면역력을 강화하고 노화를 늦출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건강한 삶을 오래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면역력 관리는 결코 늦지 않으며, 지금 바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공의 지원율 13% '충격'…젊은 의사들, 소아과 버리고 '피부과 골드러시'에 올인

 대한민국 소아 의료 시스템의 붕괴가 더 이상 미래의 경고가 아닌,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낮은 수가와 '일단 소송부터 걸고 보자'는 식의 과도한 사법 리스크에 내몰린 소아청소년과가 마침내 전문의 '순감소'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했다. 이는 통계 집계 이래 사실상 처음 있는 일로, 아이들의 건강을 책임질 의사들이 사라지는 '의료 공백'의 서막이 올랐다는 적신호다.7일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는 충격적이다. 2013년 5051명이었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매년 꾸준히 늘어 2021년 6000명을 돌파했지만, 올해 2분기 6441명을 정점으로 7월에는 6438명으로 줄어들며 마침내 감소세로 돌아섰다. 고령 의사들의 은퇴는 계속되는데, 그 뒤를 이을 신규 인력의 씨가 마르고 있기 때문이다.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장은 "소아청소년과는 의사가 개입하면 아이의 상태가 극적으로 좋아지는 보람 때문에 한때 최고의 인기과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저출생 기조와 감당 불가능한 사법 리스크가 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그는 "아이가 주사를 맞다가 손이 좀 부었다고 다 물어내라는 식의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사법 리스크만 줄어들어도 살겠다"고 토로했다. 현장에서는 이미 병원이 돈을 싸 들고도 소아과 의사를 구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미래는 더욱 암울하다. 의사들의 '선택'이 이를 증명한다. 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소아청소년과는 정원 770명 중 고작 13.4%인 103명을 채우는 데 그쳤다. 100명 이상을 뽑는 진료과목 중 압도적인 꼴찌다. 사실상 젊은 의사들로부터 완벽히 외면당한 '기피과'로 낙인찍힌 것이다.반면, 돈과 안정성이 보장된 곳으로는 의사들이 구름처럼 몰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공의 수련을 포기한 일반의들이 새로 개원한 의원 176곳 중 무려 83%(146곳)가 진료 과목으로 '피부과'를 내걸었다. 미용 시술 등 비급여 항목이 많아 고수익을 올리기 쉽고 의료 소송에 휘말릴 위험도 적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소아청소년과'를 내건 곳은 단 19곳에 불과했다. 아이들의 필수 의료 현장은 텅텅 비어가는데, 피부 미용 시장은 신규 의사들로 북적이는 기형적인 '의료 쏠림' 현상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자 정부는 2028년까지 10조 원 이상의 재정을 투입해 수가를 인상하겠다며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미 신뢰를 잃은 지 오래다. 김미애 의원은 "전문의 감소까지 이어진다면 지역의 소아 진료 공백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며 수가, 근무 환경, 지역 인프라 확충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 대책을 촉구했다. '소아과 오픈런'이라는 신조어가 당연시된 지금, 정부의 뒤늦은 대책이 '의사 멸종' 사태를 막을 수 있을지 비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