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300인 300색 조각의 향연, 코엑스를 수놓다

 조각 예술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조각 축제, '제14회 서울 국제 조각페스타 2025'가 오는 2월 6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코엑스 3층 C홀에서 개최된다. 

 

한국조각가협회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단순한 작품 전시를 넘어 예술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산업적 가능성을 모색하는 데 주력하며, 국내외 300여 명의 조각가들이 참여해 100여 개의 부스를 화려하게 수놓을 예정이다.

 

특히 이번 페스타는 예술과 산업의 유기적인 연결을 통해 새로운 문화적 가치 창출을 도모하는 데 중점을 둔다. 

 

지난해 6월부터 한 달간 진행된 국내외 작가 공모를 통해 실력 있는 작가들을 선정했으며, 참여 작가, 기업, 문화재단 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예술 작품이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탐색한다.

 


전시는 개인 부스와 단체 그룹전 형태로 진행되며, 대형 조각 작품을 포함한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원로 조각가 특별전, 신진 작가 지원 특별전, 중국 청년 조각 특별전, 후원 기업 특별전 등 다채로운 특별전이 마련되어 있으며, 지방자치단체와 문화재단의 후원으로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신진 작가 발굴을 위해 전국 대학으로 참여 범위를 확대하여 더욱 많은 신진 작가들에게 기회의 장을 제공한다. 

 

또한 한국 근대 조각의 선구자 김복진 선생의 예술 세계를 재조명하는 학술 세미나를 개최하여 한국 조각의 역사적 흐름을 되짚어보고 미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김정희 한국조각가협회 이사장은 "이번 페스타가 청년 작가들에게는 도약의 발판을, 중견 작가들에게는 새로운 영감을 얻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동시대 예술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한국 조각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개막식은 2월 6일 오후 5시에 개최되며, 7일 오후 3시에는 '김복진의 예술과 그 분화'의 학술 세미나가 VIP 라운지에서 열릴 예정이다.  

 

조각 예술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이번 페스타는 작품 감상을 넘어 예술과 산업, 그리고 문화가 소통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막걸리가 와인보다 과학적이다! '조상님들의 비밀 레시피' 최초 공개

 동서양을 대표하는 두 발효주, 와인과 막걸리의 제조 과정에는 흥미로운 차이가 존재한다. 이는 단순한 제조 방식의 차이를 넘어, 인류 문명의 발달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와인의 역사는 인류 문명만큼이나 오래되었다. 고고학적 증거에 따르면 최초의 와인은 약 8000년 전 조지아 지역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후 이집트, 메소포타미아를 거쳐 서유럽으로 전파되며, 특히 기독교 문화권에서 성찬용 포도주로 사용되면서 더욱 발전했다.와인 제조의 가장 큰 특징은 그 단순함에 있다. 포도알을 으깨면 자연스럽게 과즙이 나오고, 포도 껍질에 붙어있는 야생 효모가 당분을 분해하며 자연스럽게 발효가 시작된다. 이런 단순한 '단발효' 과정 덕분에 인류는 일찍부터 와인을 즐길 수 있었다.반면 우리의 막걸리는 훨씬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쌀이라는 원재료부터가 그렇다. 쌀에는 포도와 달리 효모가 바로 먹을 수 있는 당분이 없다. 쌀의 주성분인 전분을 먼저 당분으로 분해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당화' 과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특별한 효소가 필요하다.우리 조상들은 이 문제를 누룩이라는 독특한 발효제로 해결했다. 누룩은 밀이나 보리를 빚어 만든 덩어리로, 그 안에는 효소와 효모가 모두 들어있다. 효소가 먼저 전분을 당분으로 분해하고, 이어서 효모가 그 당분을 먹고 알코올을 만들어내는 '병행 복발효' 방식이다. 이는 마치 압축파일을 푸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이러한 복잡한 과정은 역설적으로 한국 전통주의 다양성을 가져왔다. 막걸리 원액은 14~15도의 높은 도수를 자랑하는데, 이를 걸러내면 약주가 되고, 맑은 윗부분만 따로 모으면 청주가 된다. 더 나아가 이를 증류하면 소주가 탄생한다. 조선 시대 명주로 꼽히는 감홍로나 홍로주도 모두 이러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효모와 효소의 차이다. 한자어를 살펴보면 그 의미가 더욱 선명해진다. 효소(酵素)는 '항아리 속에서 흰 쌀을 삭히는 물질'을, 효모(酵母)는 '삭힌 것을 품고 술을 낳는 어머니'를 의미한다. 이처럼 정교한 발효 과학이 우리 전통주 문화에 깃들어 있었던 것이다.현대에는 맥주라는 또 다른 양조 방식도 주목받고 있다. 맥주는 보리를 발아시켜 효소를 얻는 '단행 복발효' 방식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는 막걸리의 병행 복발효만큼 높은 도수를 얻을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결과적으로 각각의 발효 방식은 그 지역의 문화와 기후, 농작물의 특성을 반영하며 발전해 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