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모아

에어부산 여객기, '날개 속 4만 리터 시한폭탄'에 감식 올스톱

 김해공항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합동 감식이 항공유 제거 문제로 최소 2~3일 이상 지연될 전망이다. 

 

날개에 남아있는 막대한 양의 항공유가 '시한폭탄'처럼 추가 사고 위험을 안고 있어 감식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30일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부산경찰청, 부산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기관과 긴급 논의 끝에 항공유 제거 여부를 최종 확정한 후 합동 감식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사고 항공기 양쪽 날개에는 약 4만5000파운드(약 2만 리터)에 달하는 엄청난 양의 항공유가 남아있다. 이는 소형차 100대 연료탱크를 가득 채울 수 있는 양으로, 자칫 폭발할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항철위는 항공유 제거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이날 오후 김해공항에 도착한 프랑스 사고 조사위원회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댔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규정상 항공기 제작국의 참여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항공유를 모두 빼내야 할 경우 최소 2~3일 이상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조종실 일부가 화재로 소실되면서 연료 배출을 위한 스위치 조작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항철위는 현재 외부에서 펌프를 연결해 항공유를 빼내는 방식과 함께, 펌프 없이 중력을 이용해 배출시키는 방법까지 고려 중이다. 하지만 중력 배출의 경우 24시간 이상 소요될 수 있어 합동 감식은 더욱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항공유 제거라는 암초를 만나면서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한 합동 감식과 경찰 수사도 줄줄이 지연되고 있다. 

 

합동 감식팀은 항공기 내부 정밀 감식을 통해 화재 발생 지점과 원인을 밝혀낼 계획이었고, 경찰은 항공사와 정비 담당자 등을 상대로 업무상 과실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13실점 중 자책점은 단 5점…'기록되지 않은 실책'까지, 이게 프로의 수비인가?

 9월의 가을 하늘 아래, 사직야구장의 불은 꺼지지 않았다. 팬들이 모두 떠나고 적막만이 가득해야 할 그라운드에, 패배의 그림자가 짙게 깔린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방금 전 0-13이라는, 변명의 여지조차 없는 처참한 패배를 당한 직후였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거인 군단은 5연패라는 깊은 수렁에 빠진 팀을 구하기 위해, 광주 원정길마저 뒤로 미룬 채 절박한 야간 훈련에 돌입했다.10일,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는 시작부터 악몽 그 자체였다.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중책을 짊어진 에이스 알렉 감보아는 1회부터 흔들리며 2실점, 팀의 어깨를 무겁게 짓눌렀다. 하지만 롯데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1회말, 선두타자 한태양이 류현진을 상대로 깨끗한 3루타를 터뜨리며 만들어낸 무사 3루의 황금 찬스. 그러나 후속타자들은 이 절호의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버렸다. 고승민의 땅볼, 그리고 빅터 레이예스와 김민성의 연속 삼진. 추격의 불씨는 한순간에 꺼졌고, 이는 이날 경기의 흐름을 결정짓는 비극의 서막이었다.이후 롯데의 수비는 마치 모래성처럼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2회 유격수 전민재의 포구 실책을 시작으로, 3회에는 1루수 나승엽의 포구 실책, 그리고 유격수 전민재가 평범한 뜬공을 놓치는, 기록되지 않은 실책까지 범하며 점수를 헌납했다. 4회에는 2루수 한태양, 9회에는 3루수 손호영마저 어이없는 실책 대열에 합류했다. 이날 롯데 마운드가 내준 13점 중 투수의 자책점은 단 5점에 불과했다. 야수들이 스스로 경기를 포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총체적 난국이었다.경기 종료 후, 텅 빈 사직야구장. 김민재 벤치코치가 마운드에 선수들을 모아놓고 무거운 입을 열었다.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진 주장 전준우도, 외국인 타자 레이예스도 열외는 없었다. 모두가 고개를 숙인 채 질책과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이윽고 김태형 감독이 직접 그라운드로 나와 선수들의 수비 동작 하나하나를 매서운 눈으로 지도하기 시작했다. 훈련 시간은 20분 남짓으로 길지 않았지만, 그라운드를 감싼 공기의 무게는 천근만근이었다.훈련이 끝난 뒤에도 선수들은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주장 전준우가 따로 선수들을 불러 모아 짧은 미팅을 진행했고, 코칭스태프 역시 그라운드에 남아 수습 방안을 논의하는 모습이었다. 다음 날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를 위해 곧바로 광주로 이동해야 했지만, 그 누구도 버스에 오를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이날의 야간 훈련은 단순한 '벌'이 아니었다. 7월까지 3위를 달리며 가을야구의 꿈에 부풀었던 팀이 6위까지 추락한 현실, 8년 연속 '야구 없는 가을'을 맞이할지도 모른다는 절박함이 담긴 처절한 몸부림이었다.이제 롯데는 벼랑 끝에 섰다. 4위 KT, 5위 삼성과의 격차는 2경기. 11일 광주에서 연패의 사슬을 끊어내지 못한다면, 김태형 감독과 롯데 자이언츠의 2025년은 이대로 비극으로 막을 내릴지도 모른다. 사직의 밤을 밝혔던 그들의 절박한 땀방울이 과연 반등의 기적을 쏘아 올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