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백화점이 나서서 '명절 선물 보냉가방' 회수하는 이유는?

 설 명절이 지나고 집 안 곳곳에 쌓여있는 보냉가방들이 새로운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정육, 곶감, 수산물 등 신선식품 선물세트의 대부분이 보냉가방에 담겨 배송되면서, 명절 후 처리 문제가 환경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환경부는 보냉가방이 여러 종류의 플라스틱 소재가 혼합된 '혼합 플라스틱' 제품으로 분류돼 재활용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보냉가방은 일반 쓰레기로 분류되어 종량제 봉투에 담아 배출해야 한다. 부피가 크고 접어도 상당한 공간을 차지하는 보냉가방의 특성상, 처리 과정에서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통업계에서는 다양한 회수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롯데백화점은 2022년 추석부터 업계 최초로 보냉가방 회수 프로그램을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5번의 명절 동안 총 6만 6천개의 보냉가방이 회수됐으며, 매 명절마다 반납량이 10% 이상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설에도 롯데백화점은 1월 30일부터 2월 23일까지 보냉가방 회수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롯데백화점에서 구매한 정육, 곶감, 선어 선물세트의 보냉가방을 가까운 롯데백화점 사은행사장에 반납하면 가방 1개당 3천 엘포인트를 적립 받을 수 있다. 1인당 최대 5개까지 반납이 가능해 최대 1만 5천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회수된 보냉가방의 활용 방안이다. 롯데백화점은 수거한 보냉가방을 단순 폐기하지 않고 업사이클링을 통해 캠핑의자나 앞치마 등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킬 계획이다. 이는 환경 보호와 자원 순환의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환경 전문가들은 "명절 선물로 인한 일회성 포장재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기업들의 이러한 자발적인 회수 프로그램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참여하고, 소비자들의 인식도 개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3실점 중 자책점은 단 5점…'기록되지 않은 실책'까지, 이게 프로의 수비인가?

 9월의 가을 하늘 아래, 사직야구장의 불은 꺼지지 않았다. 팬들이 모두 떠나고 적막만이 가득해야 할 그라운드에, 패배의 그림자가 짙게 깔린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방금 전 0-13이라는, 변명의 여지조차 없는 처참한 패배를 당한 직후였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거인 군단은 5연패라는 깊은 수렁에 빠진 팀을 구하기 위해, 광주 원정길마저 뒤로 미룬 채 절박한 야간 훈련에 돌입했다.10일,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는 시작부터 악몽 그 자체였다.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중책을 짊어진 에이스 알렉 감보아는 1회부터 흔들리며 2실점, 팀의 어깨를 무겁게 짓눌렀다. 하지만 롯데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1회말, 선두타자 한태양이 류현진을 상대로 깨끗한 3루타를 터뜨리며 만들어낸 무사 3루의 황금 찬스. 그러나 후속타자들은 이 절호의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버렸다. 고승민의 땅볼, 그리고 빅터 레이예스와 김민성의 연속 삼진. 추격의 불씨는 한순간에 꺼졌고, 이는 이날 경기의 흐름을 결정짓는 비극의 서막이었다.이후 롯데의 수비는 마치 모래성처럼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2회 유격수 전민재의 포구 실책을 시작으로, 3회에는 1루수 나승엽의 포구 실책, 그리고 유격수 전민재가 평범한 뜬공을 놓치는, 기록되지 않은 실책까지 범하며 점수를 헌납했다. 4회에는 2루수 한태양, 9회에는 3루수 손호영마저 어이없는 실책 대열에 합류했다. 이날 롯데 마운드가 내준 13점 중 투수의 자책점은 단 5점에 불과했다. 야수들이 스스로 경기를 포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총체적 난국이었다.경기 종료 후, 텅 빈 사직야구장. 김민재 벤치코치가 마운드에 선수들을 모아놓고 무거운 입을 열었다.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진 주장 전준우도, 외국인 타자 레이예스도 열외는 없었다. 모두가 고개를 숙인 채 질책과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이윽고 김태형 감독이 직접 그라운드로 나와 선수들의 수비 동작 하나하나를 매서운 눈으로 지도하기 시작했다. 훈련 시간은 20분 남짓으로 길지 않았지만, 그라운드를 감싼 공기의 무게는 천근만근이었다.훈련이 끝난 뒤에도 선수들은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주장 전준우가 따로 선수들을 불러 모아 짧은 미팅을 진행했고, 코칭스태프 역시 그라운드에 남아 수습 방안을 논의하는 모습이었다. 다음 날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를 위해 곧바로 광주로 이동해야 했지만, 그 누구도 버스에 오를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이날의 야간 훈련은 단순한 '벌'이 아니었다. 7월까지 3위를 달리며 가을야구의 꿈에 부풀었던 팀이 6위까지 추락한 현실, 8년 연속 '야구 없는 가을'을 맞이할지도 모른다는 절박함이 담긴 처절한 몸부림이었다.이제 롯데는 벼랑 끝에 섰다. 4위 KT, 5위 삼성과의 격차는 2경기. 11일 광주에서 연패의 사슬을 끊어내지 못한다면, 김태형 감독과 롯데 자이언츠의 2025년은 이대로 비극으로 막을 내릴지도 모른다. 사직의 밤을 밝혔던 그들의 절박한 땀방울이 과연 반등의 기적을 쏘아 올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