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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엽의 '마지막 도전', 키움에서 꽃피울까?

 한때 KBO 리그를 뒤흔들었던 '거포' 김동엽에게 삼성 라이온즈에서의 시간은 씁쓸함으로 가득했다. 

 

2018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시절, 27홈런을 쏘아 올리며 리그 정상급 슬러거로 발돋움했던 그였지만, 삼성 이적 후 잦은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며 좀처럼 예전의 기량을 되찾지 못했다. 결국 지난 시즌 후 방출 통보라는 냉정한 현실과 마주해야 했다.

 

하지만 '야구 천재' 김동엽의 야구 인생이 이대로 끝난 것은 아니었다. 키움 히어로즈가 손을 내밀었고, 김동엽은 연봉 5000만원에 사실상 '마지막 도전'에 나서게 됐다. 

 

23일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출국길에 오른 김동엽은 "마음가짐 자체가 달라졌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굉장히 설렌다"며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김동엽에게 키움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 팀이다. 그는 "전부터 정말 오고 싶었던 구단이었다. 삼성에서 나오고 불러주는 팀이 없다면 그만둬야 한다는 마음까지 먹었는데, 키움에서 연락이 와 너무 감사했다"며 "언젠가 키움 유니폼을 입을 거라는 생각을 정말 여러 번 했다"고 말했다.

 


키움은 '자율 야구'를 표방하는 팀이다. 김동엽은 "주변에서 키움에 간다니 정말 반겨주셨다. 나와 잘 맞는 팀이 될 거라고들 말씀해주셨다"며 "자율성을 중시하는 팀 방향성이 나에게도 잘 맞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키움은 김동엽의 부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팀 타선의 파괴력을 한층 끌어올려 줄 수 있는 '거포'의 존재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김동엽은 "팀이 원하는 장타를 보여주겠다"며 "아프지만 않으면 힘은 아직 많이 있는 것 같다. 올해는 야구장에서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방출'이라는 아픔을 딛고 키움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김동엽. 과연 그는 고척스카이돔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진가를 증명하고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을까? 그의 '마지막 도전'에 야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에이스’의 배신?… 감보아, 최종전 등판 직전 “아파서 못 던져요”

 롯데 자이언츠가 정규 시즌 최종전 선발 투수를 알렉 감보아에서 빈스 벨라스케즈로 긴급 교체했다. 당초 9월 3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리는 시즌 마지막 경기의 선발은 감보아로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29일 SSG 랜더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김태형 감독은 취재진에게 벨라스케즈의 선발 등판을 예고하며 갑작스러운 변경 소식을 전했다. 이는 감보아가 29일 훈련 중 팔꿈치에 통증을 느껴 투구가 어렵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결국 9월부터 조짐을 보였던 감보아의 팔꿈치 문제가 시즌 마지막 등판을 앞두고 다시 한번 발목을 잡은 셈이다. 이미 한 차례 팔꿈치 불편함으로 로테이션을 거른 바 있는 감보아는 복귀 후에도 2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우려를 낳았었다.이번 선발 교체는 롯데의 올 시즌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대체 외국인 투수로 8월에 합류한 벨라스케즈는 선발 등판한 6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 없이 1승 4패로 부진하며 이미 한 차례 보직을 이동한 바 있다. 대량 실점이 반복되자 김태형 감독은 그를 불펜으로 돌리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고, 벨라스케즈는 9월 16일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중간 계투로 등판해왔다. 가장 최근 등판은 28일 두산 베어스전으로, 8회말 2사 상황에 등판해 아웃카운트 단 1개만을 잡고 경기를 마쳤다. 이처럼 불펜으로만 나서던 그가 갑작스럽게 선발 등판을 준비하게 된 것은 팀의 계획에 없던 돌발 상황이었다. 의도치 않게 두산전 등판이 선발 등판 전 불펜 피칭이 된 셈이다.시즌 중반까지 롯데의 ‘에이스’ 역할을 했던 감보아의 갑작스러운 이탈은 아쉬움을 남긴다. 5월 대체 선수로 합류한 그는 7월까지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롯데의 상위권 순위 경쟁에 큰 힘을 보탰다. 하지만 9월 들어 급격히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연타를 허용하며 대량 실점하는 경기가 잦아졌고, 이는 선발 경험이 많지 않은 그의 체력적인 한계로 분석되었다. 한 차례 휴식 후 "괜찮다"며 마운드에 복귀했지만, 결국 다시 통증을 호소하며 시즌을 조기에 마감하게 되었다. 롯데로서는 시즌 내내 외국인 투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고, 마지막 경기까지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깔끔한 마무리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롯데는 한화와의 최종전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했다. 하지만 시즌 내내 팀을 괴롭혔던 외국인 투수 문제가 마지막까지 발목을 잡으며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김태형 감독은 "감보아가 나갈 수 없어 벨라스케즈가 준비한다"고 담담하게 밝혔지만, 그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역력했다. 5강 탈락이 확정된 상황에서 치르는 최종전이지만,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던 롯데의 계획은 시작부터 꼬여버렸다. 올 시즌 롯데의 외국인 투수 농사는 결국 실패로 끝났고, 이는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롯데에게 무거운 과제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