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복 입는 사람이 사라졌다'… 설날 앞둔 한복점 충격 실태

 설 명절을 앞두고 전통 한복 산업이 존폐 위기에 직면했다. 한때 명절의 상징이었던 한복이 이제는 '박물관 속 유물'이 되어가는 현실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2022 한복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경기도 내 한복 업체는 2010년 445개에서 2020년 258개로 급감했다. 종사자 수도 617명에서 367명으로 줄었으며, 매출액은 193억9천700만 원에서 103억6천700만 원으로 반토막 났다.

 

현장의 목소리는 더욱 절박하다. 10년째 한복점을 운영 중인 A 씨는 "20년 전만 해도 명절이면 가족 전체가 한복을 대여하거나 맞추러 왔다"며 "지금은 아이들 한복 문의조차 거의 없어졌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이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폐업을 고민 중이라고 한다.

 

한복의 메카로 불리던 한복거리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10년 경력의 B 씨는 "결혼식 폐백용 한복 주문이 간혹 있을 뿐, 명절 한복 문화는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한복 관리의 어려움과 전통문화에 대한 인식 변화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같은 거리의 7년차 한복점 운영자 C 씨는 "종업원 2명을 모두 내보내고 혼자 버티고 있지만, 앞날이 불투명하다"고 하소연했다. 온라인 판매로의 전환도 쉽지 않다. 복잡한 규정과 절차는 고령의 한복 장인들에게 또 다른 장벽이 되고 있다.

 

건국대 김시월 소비자학과 교수는 "한복이 불편하고 비싸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착용 문화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해결책으로 정부의 한복 구매 지원이나 학교 등 공공기관에서의 한복 문화 활성화를 제안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는 한복 대신 편한 평상복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명절에도 격식을 차리지 않는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한복은 '특별한 날에만 입는 불편한 옷'이라는 인식이 굳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수백 년간 이어져 온 우리나라의 전통 의류 문화가 급격히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 도심 불교문화재 ‘초비상’.."국보·보물 피해 없어"

 서울 종로구 조계사 옆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10일 오전 화재가 발생했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와 문화재 손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종로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2분쯤 조계사 인근 4층 규모의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 천장에서 불이 시작됐으며, 출동한 소방 당국은 약 1시간 35분 만인 오전 11시 57분 완진을 선언했다.신고 접수 직후 소방과 구청, 경찰 인원 306명과 장비 55대가 투입돼 진화 작업에 나섰고, 오전 10시 39분에는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뒤 5분 후 긴급구조통제단도 설치하는 등 신속한 대응이 이뤄졌다. 건물 안에는 스님과 종무원, 방문객 등 약 300명이 있었으나 모두 자력으로 안전하게 대피했다. 조계종 관계자는 “정기 회의를 하던 중 화재 경보가 울려 전원이 대피했으며, 현재까지 부상자는 없다”고 밝혔다.이번 화재는 조계사나 인근 불교중앙박물관으로까지 번지지 않아, 박물관에 전시 중인 국보 및 보물급 문화재 33점 역시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불교중앙박물관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한 건물 지하에는 국보와 보물 등 귀중한 문화재가 전시돼 있었으나, 불길이 전시관과 수장고로 확산되지 않았다”며 “다만 연기 등으로 인한 피해 가능성을 고려해 문화재 이운 작업을 국립고궁박물관과 함께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이날 긴급 반출된 문화재는 총 8점이며, 이들은 국립고궁박물관 지하 수장고로 안전하게 옮겨졌다. 관계자들은 “박물관 안전이 확보되는 대로 문화재를 다시 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시된 국보와 보물급 유물들은 모두 유리 차단막 내부에 보관돼 있어 직접적인 손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소방 당국은 화재 원인을 천장에 설치된 에어컨에서 불꽃이 시작됐다는 목격자 진술을 바탕으로 조사 중이다. 이날 화재 현장에는 소방 차량 35대와 소방 인력 142명이 투입되어 신속하고 조직적인 진화에 나섰다. 오후가 되어 대응 1단계는 해제됐다. 이번 화재가 발생한 불교중앙박물관은 ‘호선 의겸: 붓끝에 나투신 부처님’ 특별기획전을 진행 중으로, 전국 사찰에서 모인 다양한 불교 문화유산을 보관하고 있었다. 박물관에 전시된 대표 문화재로는 국보인 순천 송광사의 ‘영산회상도’와 ‘팔상도’, 보물인 여수 흥국사의 ‘십육나한도’ 등이 포함돼 있으며, 총 33점에 달하는 국보 9점과 보물 9점이 포함된 귀중한 유산들이 전시되어 있다.불교중앙박물관장 서봉 스님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다행히 화재가 전시관과 수장고로 확산되지 않아 귀중한 문화재들이 안전하게 보존되고 있다”며 “앞으로 박물관의 안전과 보안이 확실히 확보된 뒤 문화재를 다시 모실 것”이라고 밝혔다.화재 당시 국제회의장에서는 정기회의가 진행 중이었으며, 회의 참석자들과 박물관 방문객 등 총 300명이 자력 대피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조계종 측은 이번 화재로 조계사 사찰 건물이나 박물관 주요 시설로 불이 옮겨붙지 않은 점에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다.소방 당국과 문화재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문화재 보존 안전 대책 강화와 화재 예방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는 추가 조사를 통해 밝혀질 예정이다. 한편, 문화재 보호를 위해 신속하게 이뤄진 이운 작업은 국가유산청과 국립고궁박물관의 협조 아래 진행되고 있다.이번 조계사 인근 국제회의장 화재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발생했지만, 신속한 대응과 시민 및 관계자들의 침착한 대처 덕분에 큰 인명 피해 없이 마무리됐다. 문화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어, 향후 재발 방지와 안전 관리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