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설 연휴, 서울부터 제주까지..미술관으로 떠나는 문화 여행

 길어진 설 연휴,  집콕 대신 전국 각지의 미술관으로 문화 나들이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설 당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미술관이 문을 열고 관람객을 맞이한다.  특히 국립현대미술관은 설 연휴 기간 동안 무료로 운영되어 더욱 풍성한 문화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는 한국 실험미술의 거장 이강소 작가의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풍래수면시'전, 그리고 VR 기기를 통해 시공간을 넘나드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순간이동'전이 진행 중이다. 

 

덕수궁관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근현대 수묵채색화를 비교 감상할 수 있는 '수묵별미'전을 통해 동아시아 미술의 흐름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중국에서도 보기 힘든 1급 국가문물 회화 작품들이 다수 전시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고려시대 불교 미술의 정수를 만나보고 싶다면 리움미술관의 '전·함: 깨달음을 담다'전을 추천한다.  고려시대 사경(寫經)과 경함(經函)의 진수를 보여주는 국보급 유물 2점을 집중 조명하는 전시로, 섬세하고 화려한 고려 불교 미술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지방에서도 수준 높은 전시를 만나볼 수 있다. 대구에서는 간송미술관이 새롭게 문을 열고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오원 장승업 등 조선 회화 거장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광양 전남도립미술관에서는 한국 인상주의 화가 오지호 탄생 12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을 통해 그의 예술 세계를 재조명한다. 

 

부산 부산현대미술관에서는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 백남준의 작품 세계를 집대성한 대규모 회고전이 열린다.

 

전북 전북도립미술관에서는 이건희 컬렉션 전국 순회전의 마지막 전시를 통해 한국 근현대 미술의 걸작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처럼 설 연휴 기간 동안 전국의 미술관들은 다채로운 전시와 프로그램으로 관람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새해 첫 문화 생활, 미술관에서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493일, 두 번의 수술, 그리고 눈물의 포효…조규성의 '인간승리', 이제 남은 건 국대 복귀뿐

 무려 493일, 16개월이 넘는 기나긴 침묵을 깨고 '꽃미남 스트라이커' 조규성의 발끝이 드디어 폭발했다. 덴마크컵 3라운드 올보르와의 경기, 팀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13분 교체 투입된 그는 그라운드를 밟는 감각부터 되새기는 듯 보였다. 그리고 후반 34분, 동료가 오른쪽에서 낮게 깔아준 크로스를 특유의 동물적인 위치 선정으로 찾아 들어가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득점 직후, 그는 그동안의 모든 설움과 고통을 토해내듯 원정 팬들을 향해 달려가 포효했다. 2024년 5월 이후 처음으로 맛보는 골이자, 축구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었던 끔찍한 부상 터널의 끝을 알리는 부활의 신호탄이었다.조규성에게 지난 1년은 그야말로 악몽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모든 것은 2023-24시즌 종료 후 받은 무릎 수술에서부터 시작됐다. 사실 아시안컵을 앞둔 2023년 12월부터 무릎 반월판에 통증을 안고 있었지만, 그는 팀을 위해 6개월간 고통을 참고 뛰는 투혼을 발휘했다. 시즌이 끝나고 예정대로 수술대에 올랐지만, 누구도 예상치 못한 합병증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재활을 위해 찾은 이탈리아에서 원인 모를 감염이 발생한 것이다. 무릎은 비정상적으로 부어올랐고, 세 차례나 주사기로 물을 빼내야 했다. 결국 감염된 박테리아를 제거하기 위한 두 번째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한 달간 병상에 누워있는 동안 몸무게는 12kg이나 빠졌고, 극심한 고통에 하루 서너 번씩 진통제를 맞으며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그 스스로 "살면서 제일 힘든 시기였다"고 고백할 만큼, 선수 생명마저 위협받았던 최악의 위기였다.그 지옥 같던 시간을 이겨내고 올 시즌 팀에 복귀한 그는 짧게 자른 머리로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그리고 복귀 후 4경기 만에 터진 이번 득점은 단순한 1골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는 "오랫동안 머릿속으로 그렸던 그림"이라며 "이 순간을 1년 넘게 기다렸다"고 벅찬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동료들 역시 라커룸에서 축제 분위기를 만들며 그의 귀환을 진심으로 축하해줬다. 이 한 방의 골은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홍명보호에도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손흥민과 호흡을 맞출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리를 두고 주민규, 오세훈, 오현규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부상 전까지 대표팀의 부동의 주전이었던 조규성이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각인시킨 것이다. 물론 아직 30여 분을 소화하는 데 그쳐 90분 풀타임을 뛸 몸 상태를 만드는 것이 당면 과제다. 하지만 선수 생명을 위협했던 최악의 부상을 털어내고 마침내 포효한 그의 발끝에 축구 팬들의 시선이 다시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