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의 여전한 김정은 사랑.."북한은 핵보유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언급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20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를 소개하며 “그와 매우 잘 지냈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북한은 ‘핵보유국’이다. 우리는 잘 지냈고, 김정은은 내가 돌아온 것을 반길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발언은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외교적으로 큰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한국의 통일부는 즉각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통일부 관계자는 "한미 양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협력해왔다"고 전하며 미국과 긴밀한 협력 체제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발언은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한 듯한 뉘앙스를 풍기지만, 그는 "비핵화 없이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1985년에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했지만, 이후 탈퇴를 선언했다. 따라서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면 핵확산금지조약의 실효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 미국은 북한을 공식적인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지속적으로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핵보유 세력’ 또는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지칭한 것이다. 이러한 표현은 공식적인 ‘핵무기 보유국(nuclear-weapon state)’과는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과 협상을 재개할 의향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을 향해 "비핵화 전제로 협상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대화를 촉구했다. 이는 기존의 비핵화 요구를 앞세운 북핵 협상 방식과 차별화된 접근 방식으로, 북한과의 실용적 협상을 시도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북한의 원산 지역을 언급하며, 김정은 위원장이 개발 중인 원산 리조트 지역에 대한 부동산 개발 가능성도 제시했다. 그는 원산의 뛰어난 입지와 개발 가능성을 강조하며, 북한과의 대화에서 경제적 협력 방안을 제시할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이러한 발언은 한국 정부에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한국은 현재 국내 정치적 혼란 속에서 대외적으로 효과적인 외교를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적인 비상계엄 선포와 지지세력의 난동으로 외교적 상황이 복잡해지면서, 한국의 외교적 대응은 제약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 간의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에 있어 한국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지만, 현재의 정치적 환경에서 한국 정부가 효과적인 대북 대응을 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국책 연구기관의 안보 전문가는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현재 한국이 외교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궁극적 목표는 유지해야 하지만, 북한의 핵 위협을 줄이는 실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은 내부 정치적 문제로 외교적 대응에 제약을 받고 있어, 미국과의 조율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첫날 발언은 북한과의 새로운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한국의 외교적 입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핵 보유 인정 문제는 국제사회에서 큰 논란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이 중요한 시점에 도달했다.

 

국내서는 적자, 해외서는 돈방석... CGV의 이중적 경영 실체

 CJ CGV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10일 영화 업계에 따르면 CGV는 지난달 근속 7년 이상 대리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으며, 이로 인해 약 80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희망퇴직은 2021년 2월 이후 약 4년 만에 이루어진 인력 구조조정으로,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체인의 경영난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들에게는 근속 연수에 따라 월 기본급의 100% 이상에 해당하는 위로금이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장기 근속 직원들의 노고를 인정하고 퇴직 후 재취업 과정에서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희망퇴직이 단순한 인력 감축을 넘어 국내 영화 산업 전반의 위기를 반영하는 신호탄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CGV 관계자는 "국내 극장가가 어려워진 데 따라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희망퇴직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CGV는 지난해 하반기 흥행작의 부재로 인해 국내 영화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국내 사업 부문에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2023년 CGV의 국내 극장 사업 매출액은 7,588억원으로, 전년 대비 145억원(1.9%)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되었다.이러한 국내 사업의 부진은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소비자들의 영화 관람 패턴과 OTT 플랫폼의 급성장, 그리고 콘텐츠 다양성 부족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 서비스의 국내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면서 전통적인 극장 관람 문화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티켓 가격 인상,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 등도 관객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CGV의 해외 사업은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어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영화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CGV의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오히려 증가세를 기록했다. 2023년 CGV의 전체 매출액은 1조 9,579억원으로 전년 대비 4,121억원(26.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759억원으로 전년 대비 268억원(54.6%) 늘어나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이러한 해외 사업의 호조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성장과 함께 영화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CGV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CGV는 국내 시장의 부진을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로 상쇄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업계 전문가들은 CGV의 이번 희망퇴직이 단기적인 비용 절감을 넘어 중장기적인 사업 구조 재편의 일환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국내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수익성이 좋은 해외 사업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방향으로 경영 전략을 재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기존의 영화 상영 중심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와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의 변화를 모색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한편, 영화계에서는 CGV의 희망퇴직이 국내 영화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최대 극장 체인의 경영 악화는 영화 제작과 투자, 배급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 규모의 영화나 독립영화의 경우 상영 기회가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영화 다양성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CGV의 이번 희망퇴직은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미디어 소비 환경 속에서 전통적인 영화 상영 산업이 직면한 도전과 과제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향후 CGV를 비롯한 국내 극장 체인들이 어떻게 사업 모델을 혁신하고 소비자들의 발길을 다시 극장으로 돌릴 수 있을지 영화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