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30만 명이 속았다!"… 쿠팡 인기 휴지의 반전

 최근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저가 인도네시아산 화장지가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면에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품질 차이가 숨어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쿠팡 등에서 판매되는 수입산 PB 제품들이 국산 제품과 동일한 길이를 내세우면서도, 실제 두께는 현저히 얇아 소비자들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본지와 한국제지연합회의 공동 조사 결과, 인도네시아산 화장지의 평량(단위면적당 무게)이 국산 제품에 비해 최대 20% 이상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인도네시아 아시아펄프앤페이퍼(APP) 원단으로 제작된 쿠팡베이직 네추럴 3겹 천연펄프 롤화장지와 숨프리미엄 블랙 3겹의 평량은 각각 41.64g/㎡, 40.05g/㎡로, 한국산업표준(KS) 권장기준인 42g/㎡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국산 제품들의 경우 대부분 높은 평량을 기록했다. 미래생활의 '잘풀리는 집 퀄팅 롤화장지'는 50.11g/㎡, 유한킴벌리의 '크리넥스 3겹 순수 소프트 천연펄프 롤화장지'는 45.29g/㎡를 기록했다. 다만 국산 제품 중에서도 '코멧 코튼 파우더 도톰한 3겹 화장지'는 41.52g/㎡로 예외적으로 낮은 평량을 보였다.

 

평량은 화장지의 실질적인 품질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다. 평량이 낮을수록 화장지가 얇고 쉽게 찢어지며, 사용 시 더 많은 양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숨프리미엄 블랙의 경우, '잘풀리는 집 퀄팅 롤화장지'의 79.5% 수준의 평량을 보여, 동일한 사용감을 위해서는 약 25% 더 많은 양을 사용해야 하는 셈이다.

 


이러한 품질 차이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산 제품들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것은 가격 경쟁력 때문이다. 30개 묶음 기준으로 쿠팡 로켓배송 시 국산 제품보다 최대 1만7천 원까지 저렴하며, 할인율은 40%에 달한다. 실제로 쿠팡베이직은 "30만명 이상 만족했어요"라는 문구를 내세우며 인기 PB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현행법상 두루마리 화장지는 길이(30m)만 표기하면 되고 평량 표기는 의무사항이 아니다. 이러한 법적 허점을 이용해 수입산 제품들이 품질 차이를 숨긴 채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조달청의 경우 입찰 시 평량 기준을 명시하여 저품질 제품을 걸러내고 있으나,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은 이러한 기준조차 없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원료조달비용과 인건비, 전기료 등으로 인한 가격 차이는 불가피하더라도, 최소한 소비자들이 제품의 평량과 원산지를 정확히 알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힘 전대 막판 ‘표심 전쟁’..안철수 '단일화 없다'

 국민의힘이 새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본투표를 하루 앞둔 가운데, 안철수 후보가 조경태 후보가 제안한 ‘혁신후보 단일화’를 공개적으로 거듭 거부하고 나서면서 전당대회를 앞둔 야권의 물밑신경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안 후보는 19일 연합뉴스TV 인터뷰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이미 결선투표 제도가 있다”며 “단일화라는 것은 결선투표 제도가 없는 경우에 표가 갈려 사표가 발생할 수 있으니 논의하는 것인데, 결선투표가 도입된 지 오래된 상황에서 단일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원투표 80%와 국민여론조사 20%라는 구조 속에서 당원과 국민이 현명하게 판단해 주실 것이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단일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며 “인위적인 단일화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안 후보가 중도 확장성을 바탕으로 결선까지 승부를 펼칠 자신감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후보들이 서로 담판 짓고 단일화한다고 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라, 당원들이 표로서 압축해 결선에 올려줄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반면 조경태 후보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당 혁신을 위해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며 단일화를 제안했지만 안 후보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이제 당원과 국민께서 투표를 통해 혁신후보를 결정해 달라”고 호소했다. 조 후보는 “단일화 방식과 절차를 모두 안 후보에게 일임하겠다고 밝힐 정도로 양보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며 “혁신후보 단일화는 당을 살리겠다는 결단이었지만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물밑에서 비겁하게 협상하지 않았으며 모든 과정을 공개적으로 진행했다”고 강조하는 등 안 후보 측이 음으로 양으로 단일화를 외면했다는 인식을 강하게 표출했다. 그는 또 “여론조사에서는 중도, 수도권, 청년층에서 내가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에 결과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끝까지 완주 의지를 피력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마지막 TV토론을 치른 후, 20~21일 이틀간 당원선거인단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에 돌입한다. 선거는 당원투표 80%·여론조사 20% 비율로 합산되며 결과는 22일 충북 청주 오송C&V센터(오스코)에서 열리는 본 행사에서 발표된다. 1차 투표에서 50% 이상을 득표하는 후보가 나오면 곧바로 새 당대표가 확정된다. 그러나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를 기록한 후보가 결선에 진출한다. 결선투표를 진행할 경우, 23일 추가 토론회를 거쳐 24일 투표가 진행되고 25일 최종 당대표가 선출된다.이번 전당대회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력 및 내년 총선을 겨냥한 당권구도로 직결되는 만큼 여권의 최고 관심사로 꼽힌다. 특히 당원 투표 비중이 과거 전당대회보다 대폭 확대된 80%까지 설정되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친윤계 후보’ 김기현 의원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안철수·조경태 등 이른바 찬탄·비윤 그룹 후보들은 중도 확장성과 수도권 경쟁력을 내세워 역전극을 도모하고 있다. 조 후보는 중도층과 청년 지지층에서 자신감이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으며, 안 후보는 “결선에만 진출하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 아래 영남권 조직표보다는 수도권 샤이보수·무당층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일각에서는 1차 투표에서 두 후보 모두 과반 획득에 실패할 경우, 결선 투표를 앞두고 조 후보가 안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2차 단일화 시나리오’가 재부상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양측 간 공개적인 불신이 상당한 만큼 단기간 내 연대가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안 후보는 “이번 선거는 개인 간 단일화 여부보다, 당원들이 미래 당대표로 누구를 선택할지에 대한 기준을 세우는 선거”라며 “개인은 물러나더라도 비전은 남는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단일화 외압 자체를 경계했다.당내 친윤계는 상대적으로 결집력이 강한 당원표를 기반으로 본선에서 과반 승리를 자신하고 있지만, 비윤계에서는 ‘결선표심’에 승부를 걸고 있다. 결선투표에서 제3후보 지지표가 결집할 경우 판세가 뒤집힐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실제 익명의 윤핵관 핵심 관계자는 “결선까지 가면 아무도 장담 못한다”며 “1차에서 끝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해 조직총력전을 예고했다.이번 선거는 단순한 당대표 경쟁을 넘어서 윤석열 정부 중반기 국정운영 기조를 좌우할 중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새롭게 선출되는 당대표는 내년 총선공천권과 전략공천, 비례대표 순번 등 당무 전반을 도맡으며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에 따라 향후 여권 지형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후보들은 남은 하루 동안 지역순회 유세와 SNS, 현장행보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표심 잡기에 나선다. 윤심 직·간접 계승자임을 표방하는 김기현은 ‘안정’, 안철수는 ‘확장’, 조경태는 ‘혁신’ 메시지를 각각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 최종 승자가 어떤 메시지로 당원과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지가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