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제 차례상도 편의점에서..2025 명절 풍속 대변혁

 설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1인 가구와 명절 근무자들을 위한 편의점의 특별한 도시락 전쟁이 시작됐다. 올해는 설 연휴가 25일부터 30일까지 6일간 이어지면서, 편의점 업계는 '혼명족(혼자 명절을 보내는 사람)'을 겨냥한 프리미엄급 간편식을 대거 출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업계 선두주자인 세븐일레븐은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로 유명세를 탄 제16대 조리 명장 안유성 셰프와 협업해 '마늘갈비정식'을 선보인다. 이 도시락은 안 셰프의 대표 메뉴인 '마늘양념갈비'를 메인으로, 고기산적과 계란구이, 모둠전 4종, 나물볶음 등 무려 14가지의 풍성한 반찬을 담아 프리미엄 도시락의 진수를 보여준다. 특히 국내산 돼지갈비와 마늘양념을 사용해 맛의 품격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다.

 

여기에 설날 대표 음식인 떡국도 2종을 출시했다. '신년운세떡만둣국'은 재미있는 운세 메시지를 담아 젊은 층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세븐셀렉트 우리쌀사골떡국'은 국내산 햅쌀로 만든 쫄깃한 떡과 진한 사골 국물로 정성을 담아냈다. 뜨거운 물만 부으면 되는 간편함까지 갖춰 1인 가구의 호응이 예상된다.

 


이마트24는 색다른 접근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기 모바일게임 '모두의마블'과 손잡고 게임 아이템 쿠폰이 포함된 도시락을 출시한 것. '소불고기떡만둣국정찬'과 '떡만둣국·모듬전' 2종으로 구성된 이 도시락은 2월 28일까지 게임 내 이마트24 전용 맵에서 사용할 수 있는 특별 혜택을 제공한다. 여기에 농협, 비씨, 하나카드 결제 시 30% 할인이라는 파격적인 혜택까지 더했다.

 

GS25는 전통의 품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혜자로운 설 명절 도시락'은 궁중요리 '구절판'에서 영감을 받아 9칸으로 구성된 특별 용기에 담았다. 불고기와 너비아니, 모둠전, 3색 나물 등 6종의 반찬과 전복 톳밥, 흑미밥, 김치볶음밥 등 3종의 밥으로 구성해 선택의 즐거움을 더했다. 매년 도시락 매출 1위를 기록할 만큼 인기가 높아 올해는 물량을 2배로 늘렸다는 점이 주목된다.

 

편의점 업계는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명절 문화도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전통적인 대가족 모임 대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거나, 근무로 인해 가족과 함께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간편하면서도 정성 가득한 대체 식사를 제공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자기 돈 한 푼 없이 800채 매입…‘무자본 갭투자’ 일삼은 일가족의 몰락

 수백 명의 임차인에게서 760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수원 일가족 전세사기’ 사건의 주범 정모 씨에게 징역 15년의 중형이 최종 확정됐다. 이는 서민들의 보금자리를 담보로 한 악질적인 범죄에 대한 사법부의 엄중한 심판이 내려진 것으로, 무자본 갭투자 방식의 전세사기 범죄에 경종을 울리는 판결이라 할 수 있다.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25일,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이 선고한 징역 15년을 그대로 확정했다. 범행에 가담한 그의 아내와 아들 역시 각각 징역 6년과 징역 4년의 실형을 확정받으며, 가족 전체가 범죄의 대가를 치르게 됐다. 이로써 2년 넘게 이어진 대규모 전세사기 사건의 법적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이들 일가족의 범행은 매우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다. 주범 정 씨 부부는 2021년 1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약 2년 8개월간 본인들과 임대법인 명의를 동원해 수원시 일대의 주택 약 800세대를 사들였다. 자기 자본 없이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으로 새로운 주택을 매입하는 소위 ‘무자본 갭투자’ 방식을 사용한 것이다. 이러한 수법으로 이들은 임차인 500여 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총 760억 원을 편취했다.아들 정 씨의 역할은 범행의 성공률을 높이는 핵심 고리였다. 감정평가사였던 그는 아버지의 요청에 따라 임대할 건물의 시세를 의도적으로 부풀려 감정평가했다. 부풀려진 시세는 새로운 임차인을 속여 더 높은 보증금을 받아내거나 금융기관 대출을 받는 데 활용됐다. 그는 2023년 4월부터는 아예 임대업체 소장으로 근무하며 직접 전면에 나서 30여 명을 상대로 40억 원 규모의 사기 행각에 가담하는 대담함까지 보였다.앞선 1심 재판부는 주범 정 씨에 대해 “피고인에게 준법의식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고 강하게 질타하며 당시 법이 허용하는 최고형을 선고했다. 범행 수법의 악랄함, 피해 규모의 심각성, 범행 후 반성 없는 태도 등을 고려할 때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이다.지난 5월 열린 2심에서는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됐던 정 씨 부자의 감정평가법 위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기도 했다. 다만 아들 정 씨의 일부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되는 등 일부 판단이 변경되었으나, 사건의 핵심인 대규모 사기 혐의에 대한 유죄 판단과 중형의 틀은 그대로 유지됐다.결국 대법원은 검사와 피고인 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며 기나긴 법정 다툼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사기죄의 미필적 고의 및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이는 정 씨 일당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가능성을 알면서도 범행을 계속했으며(미필적 고의), 가족 구성원 모두가 범죄에 함께 책임이 있다(공동정범)는 하급심의 판단이 정당했음을 최종적으로 인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