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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손흥민' 꿈꾸는 양민혁, EPL 벽은 높았다

 지난 시즌 K리그를 폭풍처럼 강타했던 '괴물 신인' 양민혁이 토트넘 홋스퍼 유니폼을 입었지만, 그의 프리미어리그 데뷔는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2006년생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저돌적인 돌파와 강력한 슈팅 능력을 뽐내며 K리그 무대를 뒤흔든 양민혁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프로 데뷔 시즌에 12골 6도움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소속팀 강원FC는 창단 이후 첫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에 양민혁은 K리그를 넘어 유럽 빅클럽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 중에서도 손흥민이 활약하는 토트넘이 가장 적극적인 구애를 보냈고, 치열한 영입 경쟁 끝에 양민혁을 품는 데 성공했다.

 

K리그1 MVP 후보, 신인왕, 베스트 일레븐까지 모두 휩쓸며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대형 신인으로 인정받은 양민혁. 하지만 세계 최고의 무대로 평가받는 프리미어리그는 차가웠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탬워스와의 FA컵 경기, 그리고 숙명의 라이벌 아스날과의 북런던 더비에서 양민혁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 현지 매체들은 "아직 아카데미 수준에 가깝다", "21세 이하 팀에서 뛸 가능성이 높다" 등 냉정한 평가를 내놓았다.

 


물론 토트넘 구단 내부에서는 양민혁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며 기다림의 시간을 갖고 있다. 토트넘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양민혁은 현재 영어 수업을 받으며 영국 문화와 프리미어리그의 빠르고 거친 축구 스타일에 적응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사실 토트넘의 주장 손흥민 역시 양민혁에게 "프리미어리그는 전혀 쉽지 않은 무대다. 신체 조건, 언어, 문화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준비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라며 현실적인 조언을 건넨 바 있다.

 

K리그에서 보여준 센세이션을 프리미어리그에서 재현하기 위해서는 양민혁에게는 더 빠른 적응과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과연 양민혁은 손흥민의 뒤를 이어 토트넘, 그리고 프리미어리그를 빛낼 한국 축구의 새로운 아이콘이 될 수 있을까? 그의 행보에 한국 축구 팬들의 기대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0경기 무승의 늪…결국 터졌다, '카스트로프의 족쇄' 세오아네 감독 전격 경질

 '홍명보호의 신성' 옌스 카스트로프(21)의 독일 분데스리가 도전기가 중대한 분수령을 맞았다. 그를 철저히 외면하던 소속팀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의 헤라르도 세오아네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결국 경질됐다. 이는 카스트로프에게 족쇄와도 같았던 힘든 시간을 끝내고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절호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묀헨글라트바흐 구단은 16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세오아네 감독과 즉시 결별한다"고 발표하며 축구계에 충격을 안겼다. 롤란트 피르쿠스 스포츠 담당 이사는 "리그 10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하면서 세오아네 감독과 함께 반등할 수 있다는 믿음을 잃었다"며 시즌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칼을 빼 든 이유를 명확히 밝혔다. 분데스리가의 유서 깊은 명문 구단이 리그 16위까지 추락하고, 패배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자 수뇌부가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이러한 감독 경질이라는 극약 처방은, 그라운드보다 벤치를 더 많이 지켜야 했던 카스트로프에게는 '변수'이자 '기회'다. 세오아네 감독 체제에서 카스트로프의 입지는 처참할 정도였다. 지난 시즌 후반기 무릎 인대 부분 파열이라는 큰 부상에서 회복했음에도 불구하고, 세오아네 감독은 그에게 좀처럼 기회를 주지 않았다. 올 시즌 컵대회와 리그를 포함해 팀이 치른 4경기에서 카스트로프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30분에 불과했다.이는 이미 독일 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재능임을 증명했고, 심지어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 발탁되어 선발로 출전하며 45분 이상을 소화할 수 있는 몸 상태임을 스스로 입증했기에 더욱 아쉬움이 큰 대목이었다. '국가대표 주전급 선수'를 벤치에만 앉혀두는 감독의 선택에 팬들의 의문과 불만은 커져만 갔다.이런 상황에서 최근 독일 매체 '스포르트 빌트'는 "카스트로프가 A매치 차출로 인해 팀 내 주전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식의 악담을 퍼부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그를 외면하던 사령탑이 팀을 떠나게 되면서, 이러한 억측과 비난은 하루아침에 의미를 잃게 되었다.물론 사령탑의 교체가 무조건적인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새로 부임할 감독의 눈에 띄기만 한다면, 카스트로프의 출전 시간은 극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2003년생의 젊은 피인 그가 분데스리가에서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잠재력을 폭발시킨다면, 이는 선수 개인의 성장은 물론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도 엄청난 호재가 될 것이다. 굴욕의 시간을 보낸 카스트로프가 감독 교체라는 바람을 타고 비상할 수 있을지, 그의 험난했던 첫 시즌에 마침내 서광이 비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