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호그와트行 '9와 3/4 승강장'이 아니라, 스벅行 '오픈런'이었다

 마법의 세계가 스타벅스에 찾아왔다. 2025년 새해를 맞아 스타벅스가 워너브러더스와 손잡고 선보인 해리포터 콜라보레이션 제품들이 출시 직후부터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전국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지난 6일 출시된 이번 콜라보레이션은 호그와트 마법학교와 마법 세계를 테마로 한 다양한 제품들로 구성됐다. 호그와트 기숙사 엘마 텀블러(4만 8000원), 해리포터 시온 머그(3만 5000원), 해리포터 핸들 글라스(3만 5000원), 그리고 마법사들의 필수품인 지팡이를 모티브로 한 머들러(2만 5000원) 등이 주요 제품으로 출시됐다. 특히 이번 컬렉션은 한정 수량으로 일부 매장에서만 판매되어 희소성을 더했다.

 

출시 당일, 전국 각지의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긴 대기 줄이 형성되는 '오픈런' 현상이 발생했다. 온라인 스토어 역시 접속자가 폭주하며 수분간 대기 시스템이 가동될 정도였다. 스타벅스는 과열 구매를 방지하기 위해 품목당 구매 수량을 2개로 제한했지만, 이마저도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온라인 스토어에서는 주문 폭주로 인한 초과 주문이 발생해, 일부 고객들에게는 재고 소진으로 인한 환불 처리를 통보해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러한 품귀 현상은 중고거래 시장으로 이어져, 일부 제품들은 정가의 2~3배에 달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며, 리셀러들의 매입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음료와 디저트 메뉴도 해리포터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호그와트 골든 바닐라 라떼'(6500원)와 '슬리데린 플럼 그린티'(6300원)라는 특별한 음료 2종이 출시됐으며, '해피버스데이 해리 케이크'(1만2900원)와 '9¾ 승강장 케이크'(7900원) 등 영화 속 주요 모티프를 활용한 디저트도 선보였다. 이 특별 메뉴들은 2월 2일까지 한정 판매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해리포터 콜라보레이션의 성공이 MZ세대의 향수 마케팅과 한정판 굿즈에 대한 수요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어린 시절 해리포터 시리즈와 함께 성장한 2030 세대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번 열풍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갓난아기 비닐봉지에 넣어 죽였는데…'집행유예' 선고한 판사, 대체 왜?

 비정한 영아 살해 및 유기 사건으로 알려졌던 한 사건의 이면에는 한 여성의 처절하고 안타까운 사정이 숨어 있었다. 법원은 12일, 갓 태어난 아기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치사 및 시체은닉)로 기소된 40대 친모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며 차가운 법리 대신 따뜻한 관용을 베풀었다. 이는 피고인의 범죄 사실 자체는 엄중하지만, 그녀가 그러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극한의 상황을 재판부가 깊이 헤아린 결과로 풀이된다. 당초 알려진 파렴치한 범죄자의 모습 뒤에 가려져 있던,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가 낳은 한 개인의 비극이 법정에서 비로소 세상에 드러난 것이다.재판 과정에서 밝혀진 A씨의 삶은 그야말로 벼랑 끝에 내몰린 상태였다.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렸던 그녀는 임신 기간 내내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산부인과 검진을 받지 못했다. 주변의 시선이 두려워 임신 사실조차 철저히 숨겨야만 했다. 재판부는 "가정형편이 너무 어려워 대비를 전혀 하지 못하다 이런 지경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더욱이 A씨에게는 사망한 아기 외에도 여러 명의 자녀가 있었고, 그중에는 장애를 가진 아이도 포함되어 있었다. 만약 A씨가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된다면 남은 자녀들, 특히 장애를 가진 아이의 양육에 심각한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재판부는 이러한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A씨를 법정구속하지 않는 결정을 내렸다. 김상곤 부장판사는 "피고인에게는 사망한 아이 말고도 다른 자녀들이 여럿 있고 이 중에는 장애아동도 있다"는 점을 명시하며, "그런 사정들을 고려해서 오늘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한 개인의 범죄를 처벌하는 것을 넘어, 또 다른 비극을 막고 남겨진 아이들의 삶을 지키기 위한 고심이 담긴 판결이었다. 재판부는 선고를 마치며 A씨를 향해 "사회에 돌아가면 먼저 간 아이를 생각하면서 평생 남은 자녀를 보호하고 양육의 책임을 다해달라"는 간곡한 당부를 덧붙였다.A씨는 지난 2월, 전북 완주군의 자택 화장실에서 홀로 아기를 낳은 뒤 의식이 없는 신생아를 비닐봉지에 넣어 방치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했다. 이후 "갑자기 하혈을 한다"며 119에 신고해 병원을 찾았지만, 출산 흔적을 수상히 여긴 의료진의 신고로 범행이 발각되어 법정에 서게 됐다. 모든 재판이 끝나고, 재판부의 배려가 담긴 선고가 내려지자 A씨는 피고인석에서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숨죽여 울었다. 뒤늦게 떠나보낸 아기를 향한 미안함과 남은 아이들을 지킬 수 있게 된 안도감이 뒤섞인 통한의 눈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