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수사냐 망신주기냐? 윤석열 대통령 체포 초읽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의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한 가운데,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14일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모든 국민이 누릴 수 있는 방어권을 윤 대통령에게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비서실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직무가 정지됐더라도 윤 대통령은 여전히 국가원수이자 헌법기관이다. 그러나 그를 마치 남미 마약 갱단처럼 몰아붙이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의 방어권 보장을 촉구하며 "윤 대통령이 자신의 입장을 설명할 기회를 충분히 가져야 한다. 제3의 장소에서 조사나 방문 조사를 포함한 모든 방안을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정 비서실장은 "윤 대통령에게 특혜를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수사기관의 폭압으로 대통령의 목소리를 억누르는 것은 헌법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과 불구속 수사 원칙을 강조하며, "야당 정치인들이 이를 악용해 재판을 지연시키는 상황에서 왜 윤 대통령만 원칙에서 배제돼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정 비서실장은 경찰과 경호처 간의 충돌 가능성을 가장 큰 우려로 꼽으며 "만약 충돌이 발생하면 국가는 치명적인 분열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적극적인 중재를 요청하며,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을 호소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주변에는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공수처가 체포영장을 재발부받은 이후 관저 일부 출입구는 버스와 철조망으로 봉쇄됐고, 수천 명의 시민들이 윤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밤샘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윤 대통령 변호인 윤갑근 변호사는 정 비서실장의 호소문에 대해 사전 논의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정 비서실장이 개인적으로 절박한 심정에서 의견을 낸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며, 윤 대통령이 자진 출석할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윤 대통령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사건 접수 31일 만에 열린 이번 변론에서 윤 대통령 측은 공정한 재판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특정 재판관에 대한 기피 신청을 냈다. 변론은 당사자 불출석 상태에서 진행됐으며, 헌재법에 따라 차후 일정이 재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윤 대통령은 현재 심리적 고립 속에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흔들리는 현실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최후의 소명으로 헌법 질서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윤 대통령은 고성낙일(孤城落日)의 처지에 놓여 있지만, 끝까지 민주주의와 헌법 질서를 수호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모님은 뭐 하세요?" 질문 한 마디에 국회 법사위 '아수라장'... 대체 무슨 일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16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간사 선임 문제를 둘러싸고 또다시 극심한 파행을 겪었다. 회의는 시작부터 여야 간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고, 이내 고성과 삿대질이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로 치달았다. 갈등의 도화선은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이었다. 박 의원은 나 의원의 간사 선임에 대해 "협치도 중요하지만 내란 세력과 함께할 수는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반탄'(탄핵 반대) 활동에 적극적이었던 나 의원의 자격을 문제 삼았다. 그는 나아가 "남편이 법원장인데 아내가 법사위 간사를 하는 것이 맞느냐"며, 춘천지방법원장인 나 의원의 남편을 언급하며 이해충돌 가능성을 정면으로 지적했다.바로 그때, 같은 당 곽규택 의원이 나 의원을 엄호하고 나섰다. 그는 박 의원을 향해 "박지원 의원 사모님은 지금 뭐 하세요?"라고 날카롭게 물었다. 순간 회의장에는 정적이 흘렀고, 박 의원은 "돌아가셨어요"라고 침착하게 답했다. 이 한마디에 회의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일제히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서영교 의원은 "완전히 실수했다"고 외쳤고, 박은정 의원은 "돌아가셨다는데 뭐가 그러냐, 예의를 지키라"고 질타했다. 박균택 의원은 "너무 무례하다, 인간이 돼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추미애 법사위원장 역시 "지나치다, 윤리위 제소감"이라며 곽 의원의 발언을 엄중히 경고했다.하지만 곽 의원은 "남편 이야기를 누가 먼저 했냐"며 물러서지 않았고, 김용민 의원은 "(나 의원 남편은) 직업적 연관성이 있지만, 왜 돌아가신 분을 함부로 얘기하냐"며 즉각적인 사과를 촉구했다. 박 의원의 부인 이선자 씨는 2018년 뇌종양 투병 끝에 별세했으며, 박 의원은 아내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담아 책을 펴낼 정도로 깊은 슬픔을 간직해왔다. 격한 공방이 오가는 동안 박 의원은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잠시 정회가 선포된 후, 곽 의원은 박 의원에게 다가가 "의원님, 죄송합니다. 미처 몰랐습니다"라며 고개를 숙여 사과했고, 박 의원은 그의 손을 잡으며 사과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회의가 속개된 후,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나 의원 간사 선임 안건은 결국 야당 단독 표결로 부결 처리되며 이날의 파행은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