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올해 최고 뮤지컬은 나야 나! '일 테노레',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

 한국 뮤지컬의 한 해를 빛낸 작품과 예술인들을 기리는 '제9회 한국뮤지컬어워즈'가 13일에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영광의 대상은 일제강점기 속 오페라에 대한 꿈을 펼치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그린 창작 뮤지컬 '일 테노레'에게 돌아갔다.

 

'일 테노레'는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조선 최초의 오페라 테너를 꿈꾸는 '윤이선'과 그의 주변 인물들의 열정과 사랑, 그리고  시대적 아픔을 감동적으로 그려내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한국 오페라 선구자 '이인선'의 실화에서 영감을 받아 허구적 상상력을 더한 탄탄한 스토리와 캐릭터들의 성장 서사, 아름다운 오페라 아리아가 어우러져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는 평가다.

 

대상 수상의 영광과 함께 '일 테노레'의 주역 '윤이선' 역을 맡은 배우 홍광호는 남자주연상을 수상하며 저력을 입증했고, '일 테노레'의 음악을 담당한 작곡가 윌 애런슨 또한 작곡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는 수상 소감을 통해 "어려운 시대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은 '일 테노레'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작품으로 남기를 바란다"며 "나아가 한국 창작 뮤지컬의 저력을 보여주기 위해 브로드웨이 진출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번 시상식에서는 그리스 신화를 모티브로 한 뮤지컬 '하데스타운'이 여자주연상(김수하), 여자조연상(최정원), 남자신인상(김민석) 등 총 6개 부문을 석권하며 최다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외에도 '디어 에반 핸슨', '홍련', '컴프롬어웨이', '그레이트 코멧' 등 다양한 작품들이 각 부문에서 수상하며 한국 뮤지컬의 저력과 다양성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다.

 

지갑도, 발길도 '꽁꽁'…봄과 함께 사라진 400만명, 지역 경제 '직격탄'

 올해 1분기,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의 인구감소지역에서 무려 40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의 발길이 사라졌다. 겨우 살아나나 싶던 지역 경제에 다시 한번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생활인구 산정 결과'는 이처럼 암울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생활인구란 단순히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둔 사람뿐만 아니라, 한 달에 한 번 이상, 하루 3시간 넘게 지역에 머무는 사실상의 인구를 모두 포함하는 새로운 지표다. 지역의 실질적인 활력을 측정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이번 결과는 오히려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다.가장 큰 원인으로는 이례적인 자연 현상이 꼽힌다. 예년보다 길어진 꽃샘추위 탓에 봄꽃 개화 시기가 늦어지면서 상춘객들의 발길이 뜸해졌고, 설상가상으로 경북과 경남, 울산 등지를 휩쓴 역대급 대형 산불이 결정타를 날렸다. 화마가 휩쓸고 간 지역은 물론, 인접 지역까지 여행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3월 한 달간 야외 활동 인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여기에 작년과 달리 올해는 설 연휴가 1월에 포함되면서 2월과 3월의 방문객 수가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하는 통계적 착시까지 더해졌다.실제로 데이터를 뜯어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1월에는 설 연휴 효과로 생활인구가 전년보다 303만 명 늘며 반짝 희망을 보였지만, 2월에는 무려 565만 명이, 3월에는 136만 명이 줄어들며 급격한 하락세로 돌아섰다. 1월의 증가분을 모두 반납하고도 모자라, 1분기 전체로는 총 398만 명의 생활인구가 증발해버린 셈이다.특히 산불의 영향은 뚜렷했다. 지난해 3월에는 산수유 축제 등으로 방문객이 몰렸던 전남 구례의 경우, 올해는 인접한 하동 지역의 대형 산불 여파로 방문객이 가장 많이 감소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히는 불명예를 안았다. 산불이 직접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재난의 공포가 지역 관광 전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이렇게 지역을 찾는 사람들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도 흥미롭다. 관광이나 휴양을 목적으로 짧게 머무는 '단기숙박형' 인구는 30세 미만 여성의 비중이 높았고, 출퇴근이나 통학을 위한 방문은 30~50대 남성이 주를 이뤘다. 이들의 1인당 평균 카드 사용액은 약 12만 2천 원으로 집계되었는데, 방문객 400만 명이 사라졌다는 것은 지역 상권의 매출 역시 막대한 타격을 입었음을 의미한다.결국 이번 통계는 인구감소지역이 자체적인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힘든 외부 충격, 특히 기후 변화와 자연재해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명백히 보여준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고 지갑이 닫히면서, 소멸 위기 지역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