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푸틴, 조만간 통화 전망..전쟁 끝낼 카운트다운 시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기 행정부의 외교안보 사령탑으로 내정된 마이크 월츠 차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2일(현지시간) 트럼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월츠는 ABC 방송에 출연해 "양자 간 전화 통화가 적어도 수일 내지 수주 안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며,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참여하는 3자 회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국영 TV도 푸틴이 이번 주에 중요한 국제 접촉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식을 강조하며 푸틴과의 회담을 조율 중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트럼프는 9일 “푸틴과의 만남을 추진 중”이라고 발표했으며, 일부에서는 회담 장소로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같은 유럽 국가들이 거론되기도 했다.

 

월츠는 이번 회담에서 다뤄야 할 주요 문제로 우크라이나 전선의 안정화와 병력 부족 문제를 지적하며, 이를 해결해야 협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측에 군 징집 연령을 현행 25세에서 18세로 낮추도록 촉구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월츠는 또한 “크림반도를 포함한 모든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러시아인을 쫓아내겠다고 말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면서, 트럼프가 이런 현실을 인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발언은 우크라이나 정부의 대응을 불투명하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의 대외 정책에 대한 논의는 단순히 우크라이나 전쟁에 그치지 않는다. 월츠는 "전 세계를 끌어들이지 않고 전쟁을 확전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며, 북한의 러시아 파병 문제에 대해 한국이 미국의 개입을 원한다는 해석도 내놓았다. 그는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으나, 한국이 북한 문제와 관련하여 불평을 제기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월츠는 트럼프가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피력한 것에 대해 언급했다. 트럼프는 북극 및 서반구에서의 위협을 이유로 그린란드 매입을 고려한다고 밝혔으며, 월츠는 “트럼프는 항상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두며, 우리는 그린란드인들이 독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다”며 무력 투입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료하기 위한 국제적인 협상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푸틴은 전쟁 초기부터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와 친러시아 성향 정부 수립"을 목표로 설정했으며, 여전히 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통제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우크라이나 영토의 완전한 회복을 주장하는 서방 국가들과의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푸틴은 최근 몇 차례 "우크라이나 문제는 러시아의 핵심 안보 문제"라며, 외교적 해결을 위한 대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그러나 그는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강화할 경우, 전쟁의 확전을 경고했다. 푸틴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프와의 대화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의 현 상태를 인정받고, 서방의 군사적 개입을 막기 위한 국제적인 지지를 확보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은 여전히 격화되고 있으며, 전선에서의 희생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동부 전선을 중심으로 방어를 강화하고 있으며, 국제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지만, 푸틴은 여전히 우크라이나 전쟁의 승리를 주장하고 있으며, 그 어떤 외교적 해결책에도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와 푸틴 간의 정상회담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두 나라 간의 관계 재조정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의 현실적인 해결책을 강조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측의 반발과 국제 사회의 지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혼자서 악플 40개…'이태원 참사' 3년간 끈질기게 괴롭힌 상습 악플러들의 정체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 사회는 온라인상의 끈질긴 혐오 발언이 소수의 조직적인 '댓글 부대' 혹은 극성스러운 개인 몇몇의 소행일 것이라 짐작했다. 그러나 지난 3년간의 유튜브 댓글 데이터를 심층 분석한 결과는 이러한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훨씬 더 충격적인 현실을 드러냈다. 악성 댓글을 작성한 이들은 소수가 아닌, 5만 명에 육박하는 다수의 개인이었다.2022년 10월 29일 참사 발생 직후부터 2025년 6월 10일까지, 68개 언론사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이태원 참사' 관련 영상 929건에 달린 댓글은 총 26만 7천여 개. 딥러닝 AI 분석을 통해 이 중 6만 4,388건이 명백한 악성 댓글임을 확인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혐오 발언들을 쏟아낸 유튜브 계정이 무려 4만 9,461개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는 특정 세력이 아닌, 불특정 다수의 평범한 이용자들이 혐오 발언 생산에 광범위하게 가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이들 중 8,777명은 2회 이상 상습적으로 악성 댓글을 작성했으며, 한 명은 무려 40개의 혐오성 댓글을 다는 집요함을 보이기도 했다.데이터가 밝힌 6만여 개 혐오의 중심에는 "놀러 가서 죽은 것"이라는 조롱과 비난이 깊게 자리 잡고 있었다. 댓글 데이터에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한 단어는 '놀다가', '죽은', '사고', 그리고 비웃음을 의미하는 'ㅋㅋ'였다. 이 단어들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놀러 가서 죽은 사고 ㅋㅋ'라는 하나의 문장으로 귀결됐다. 이는 희생자들이 스스로 위험을 자초했으므로 추모나 동정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인식이 악플러들 사이에 팽배했음을 보여준다.시간의 흐름에 따라 혐오의 양상과 공격 대상은 교묘하게 변화했다. 참사 초기인 2022년에는 '시민의식 부재' 등을 거론하며 희생자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는 댓글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유가족들이 협의회를 결성하고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2023년과 2024년, 공격의 화살은 유가족에게로 향했다. 특히 "세월호처럼 돈 뜯으려 한다", "시체팔이" 등 세월호 참사와 엮어 유가족의 활동을 폄훼하고 금전적 보상을 노린다는 식의 2차 가해가 극성을 부렸다.2025년에 들어서는 혐오가 더욱 극단적인 형태로 진화했다. '북한의 지령을 받은 민주노총의 소행', '민주당이 기획한 테러' 등 참사가 외부 세력에 의해 의도적으로 기획되었다는 '음모론'이 전체 악성 댓글의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급증했다. 이는 참사의 본질을 흐리고 정치적 갈등을 유발하려는 의도가 담긴, 가장 악의적인 형태의 2차 가해라 할 수 있다.한 상습 악플러는 "프로급 자해공갈단"이라며 유가족을 비난했고, 또 다른 이는 "소복은 왜 입었나, 할로윈 코스프레하다 죽은 가족이라 그런가"와 같이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조롱을 퍼붓기도 했다. 이처럼 데이터 분석 결과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재난 혐오의 민낯과 그 진화 과정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