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게 한복이라고?" 호주 전쟁기념관의 '황당한 문화 왜곡'

 호주의 대표적인 국가기념관인 전쟁기념관이 중국풍 의상을 한국 전통의상으로 잘못 전시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수차례 항의에도 불구하고 이를 시정하지 않아 문화 왜곡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0일 SNS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호주 캔버라에 위치한 전쟁기념관은 명백한 중국풍 의상에 태극기를 함께 전시하며 '한국 전쟁 당시 어린이 전통의상'이라는 설명을 달아놓았다. 해당 의상은 깃과 소매의 재단 방식, 색상 조합, 자수 등 모든 면에서 한국 전통 한복과는 거리가 먼 중국식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이 문제는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지적됐다. 많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이를 발견하고 SNS를 통해 제보했으며, 서 교수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기념관 측에 시정을 요구했다. 현지 호주 한인들도 적극적으로 항의 활동에 동참했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전시물은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해당 전쟁기념관은 호주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가기념관일 뿐만 아니라, 매년 수많은 해외 관광객이 방문하는 주요 관광지이기도 하다. 잘못된 정보가 그대로 방치될 경우, 전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전통문화가 왜곡되어 전달될 우려가 크다.

 

서 교수는 "최근 중국이 한복을 자국의 문화유산이라고 주장하며 문화 공정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오류를 바로잡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전통 의상은 '한복'이며, 전시된 의상은 한복과는 전혀 다른 양식"이라고 설명하며, 호주 전쟁기념관 측의 신속한 시정을 촉구했다.

 

이어 "올해도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복 홍보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는 잘못된 한복 정보를 바로잡고, 우리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복의 세계화가 진행되는 시점에서 이러한 문화적 오류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회식은 9시 칼퇴! 유흥업소 매출 '뚝', 골프장도 '씁쓸'

 대한민국 직장 문화의 상징이었던 늦은 밤 회식과 유흥 접대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 기업 활동의 필수 요소로 여겨지던 유흥업소와 골프장 이용이 급감하면서, 불황과 더불어 사회 전반의 인식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밤 9시면 끝나는 '워라밸' 중심의 회식 문화가 확산되고, 접대 문화마저 건전한 방향으로 선회하면서 관련 업계는 깊은 시름에 잠겼다.22일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룸살롱, 나이트클럽, 단란주점을 포함한 과세유흥장소의 지난해 매출(과세표준)은 5307억 원으로 전년 대비 6.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2021년(60.0% 감소) 이후 3년 만의 감소세다. 유흥업소 매출은 2020년 3823억 원, 2021년 1530억 원으로 급감한 뒤 2022년 4908억 원, 2023년 5698억 원으로 잠시 회복세를 보였으나, 다시 하락세로 전환된 것이다. 매출 감소는 개별소비세 수입 감소로도 이어져, 지난해 유흥업소 개별소비세는 전년 대비 6.8% 줄어든 532억 원에 그쳤다.유흥업소 매출 감소의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장기화된 경기 침체가 꼽힌다. 기업들의 비용 절감 기조가 강화되면서 접대비 지출이 줄어들고, 개인들의 지갑도 얇아지면서 불필요한 유흥 소비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또한, 직장인들의 회식 문화가 '저녁이 있는 삶'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늦게까지 이어지는 술자리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술 소비 자체가 감소하는 경향도 유흥업소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유흥업소뿐만 아니라 골프장 이용객도 줄고 있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골프장 입장객은 1651만 8000명으로 전년 대비 29만 8000명(1.8%) 감소했다. 골프장 입장객은 2020년 1677만 명에서 2021년 1770만 2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부터 3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골프장 이용 시 부과되는 개별소비세 수입 역시 2021년 177억 원에서 2024년 165억 원으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시기 '골프 특수'가 끝나고, 고물가·고금리 시대에 고비용 스포츠인 골프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이처럼 유흥업소와 골프장의 동반 부진은 한국 사회의 소비 트렌드와 직장 문화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단순히 경기가 나빠져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개인의 삶의 질을 중시하고 불필요한 소비를 지양하는 새로운 가치관이 자리 잡으면서 나타나는 구조적 변화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는 관련 업계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하게 하는 동시에, 기업들에게는 보다 유연하고 건강한 조직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는 과제를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