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내란? 반란? 국조특위에서 터진 여야 '막장 드라마'

‘윤석열 정부 비상계엄 선포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가 7일 국회에서 제2차 전체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이날 회의에서는 기관보고, 청문회, 현장조사 등 향후 활동 일정이 확정됐지만, 여야 간 첨예한 대립이 이어졌다.

 

이번 회의에서는 지난 3일 국회 탄핵소추단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사유에서 ‘형법상 내란죄’ 부분을 철회한 결정을 두고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은 “내란죄가 빠지면 국조특위 활동의 핵심이 사라진다”며 “명칭과 목적을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진우 의원도 “탄핵소추 사유를 임의로 고친 것은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한다”고 말했다.

 

반면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내란죄를 제외한 것이 아니라 헌법적 관점에서 재구성한 것”이라며 “헌법재판은 형사재판과 다른 징계 절차의 성격을 갖는다”고 반박했다. 또한, 여당이 국조특위 명칭 변경을 요구한 것을 두고 “특위 활동을 방해하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내란수괴의 대변인 노릇을 하는 여당 위원들은 특위에서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에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모욕적 발언”이라며 강하게 맞섰다.

 

이날 국조특위는 향후 활동 계획과 일정을 확정하며 본격적인 진상규명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1월 14일 국방부 등 8개 기관으로부터, 1월 15일 대통령비서실 등 10개 기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청문회는 1월 22일, 2월 4일, 2월 6일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되며, 현장조사는 1월 21일과 2월 5일에 실시된다. 국조특위 활동 마지막 날인 2월 13일에는 결과보고서를 채택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증인 및 참고인 채택 문제를 두고 여야 간 협의가 계속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어준 방송인 등을 증인으로 요청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출석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회의에서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증인 채택 여부를 둘러싼 공방도 벌어졌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최 권한대행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같은 인물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재고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이른바 ‘F4 회의’가 열렸다”며 “대통령이 부총리에게 전달한 쪽지의 내용을 비롯해 회의의 성격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반박했다.

 

국조특위는 일반 증인 채택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며 여야 간사 간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을 반드시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며 “출석하지 않을 경우 국회에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간 극심한 대립 속에서 국조특위의 활동이 진행되고 있으며 2월 13일 결과보고서 채택까지 치열한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첫 NSC에서 던진 핵심‘국익 최우선’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대통령으로서 첫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했다. 이번 회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한국에 대한 통상 및 방위비 압박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서 열려, 주요 안보 현안과 대미 협상 전략, 대북 정책에 대한 종합적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회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회의는 예정보다 길어진 2시간 10분 동안 진행됐고, 이를 통해 민감하고 중대한 사안들이 집중 논의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40분부터 회의를 주재하면서, 모두발언에서 “국민들의 안전하고 평화로운 일상을 책임지는 것이 국가의 첫 번째 책무”라며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안보가 흔들리면 경제도 무너지고 우리의 일상도 안전할 수 없다”고 말하며, “국민의 삶을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도록 함께 지혜를 모아달라”고 관계자들에게 당부했다. 이어 그는 “요동치는 국제질서의 변화, 국내 정치 상황, 한반도의 특수성, 북한 변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가 안보를 사전에 예방하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시했다.특히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에 대해 “단절된 남북관계 복원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남북 간 평화 공존이 우리 안보를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선택지”라고 강조했다. 이는 군사적 긴장이 반복되고 있는 한반도 정세 속에서 실용적이고 점진적인 남북관계 회복을 통해 안보를 강화하려는 메시지로 읽힌다. 강유정 대변인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남북이 끊어져 있는 여러 가지 연결망들과 대화망 등을 어떤 방식으로 복구 가능한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전하며, 남북 간의 단절된 통로를 회복하기 위한 실무적 논의가 오갔음을 시사했다. 이번 NSC 회의의 주요 관심사는 미국과의 통상 및 안보 관련 협상 대응 전략이었다. 최근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전략 마련이 절실해진 가운데, 하반기 예정된 주요 안보 현안에 대한 선제적 검토와 대응 방안 마련이 이뤄졌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강 대변인은 “올 하반기 예상되는 주요 안보 현안을 미리 살펴보고 그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회의가 장시간 진행된 것과 관련해선 “특정 이슈 때문이라기보다, 변화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국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됐다”고만 밝혔다.이날 회의에서 ‘패키지 딜’ 등 미국과의 포괄적 협상 방안도 논의됐는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고, 이에 강 대변인은 “외교안보 전반과 한미동맹 관련 점검이 이뤄졌고, 말씀하신 내용도 포함됐다”고 확인했다. 다만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검토 여부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해선 “NSC 회의 특성상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기 어렵다”며 언급을 피했다. 그는 “국익을 위해 어떤 방법이 가장 나은지를 모색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이날 회의에는 김민석 국무총리, 김진아 외교부 2차관, 김남중 통일부 차관, 이두희 국방부 장관대행, 김민재 행정안전부 장관대행, 이동수 국가정보원 1차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김현종 국가안보실 1차장, 임웅순 국가안보실 2차장, 오현주 국가안보실 3차장 등 외교·안보 분야 핵심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그러나 국가정보원장인 이종석 원장은 참석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이번 NSC 전체회의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고위급 안보 회의로서, 대미 통상·안보 전략을 본격적으로 조율하고 남북관계 복원을 포함한 대북정책 방향성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변화하는 국제 환경과 복잡한 한반도 정세 속에서, 이 대통령은 실용적이고 국익 중심의 외교안보 노선을 강조하며 본격적인 국정 운영의 첫 단추를 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