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허황옥이 가져온 보물'...전문가들도 놀란 국제결혼 1호의 유산

 20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가락국의 국제 교류를 증명하는 귀중한 문화유산이 새로운 위상을 얻게 됐다. 인도 공주 허황옥과 깊은 인연이 있는 '김해 파사석탑'이 경상남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고 김해시가 5일 발표했다.

 

경남도 문화유산위원회는 파사석탑의 역사적 가치와 건축학적 특징, 문화유산으로서의 지정 가치를 심도 있게 검토했다. 특히 지역의 정체성과 역사적 상징성이 뛰어나다고 판단, 도 유형문화유산 지정을 최종 결정했다.

 

구산동 수로왕비릉에 위치한 이 석탑은 독특한 건축 양식을 자랑한다. 방형에 가까운 자연석을 지대석으로 사용했으며, 그 위에는 연꽃 문양이 정교하게 새겨진 석재로 기단을 조성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6개의 석재를 특별한 결구 방식 없이 석재 자체의 요철을 활용해 수직으로 쌓아올린 독특한 구조다.

 

시간의 흐름으로 풍화가 진행됐음에도 탑신석에서는 목조건축의 특징인 공포와 가구 시설의 흔적이 여전히 확인된다. 또한 불탑의 초석 위에서 발견된 사리공은 이 석탑이 불교 문화재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통일신라에서 고려시대에 이르는 석조부도를 제외하면, 이러한 규모의 석탑에서 공포를 표현한 사례는 극히 드물어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996년 문화유산자료로 최초 지정된 이후, 2022년 실시된 기초학술조사에서 파사석탑의 진정한 가치가 재조명됐다. 허황옥이라는 역사적 인물과의 직접적인 연관성, 독특한 조형 방식과 재료적 특성이 지닌 희소성, 그리고 뛰어난 학술적 가치가 인정되어 도 유형문화유산 승격이 추진됐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파사석탑은 단순한 건축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허황옥이 서역 아유타국에서 가락국으로 항해할 때 배에 실어 파도신의 노여움을 달래는 용도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이는 고대 해상 교류의 실체를 보여주는 귀중한 역사적 증거로 평가받고 있다.

 

김해시 김수연 문화유산과장은 "이번 승격을 계기로 파사석탑의 체계적인 보존과 활용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김해의 찬란한 역사문화유산을 더욱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알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욕지초, 7명에서 9명으로 '점프'! 섬마을 학교에 경사 났네

 경남 통영시 욕지초등학교에 희망의 새 바람이 분다. 전교생 7명에 불과했던 이 작은 섬 학교가 오는 9월 1일, 대구에서 온 초등학생 2명을 새 가족으로 맞이하며 활기를 되찾을 준비를 마쳤다. 이는 소멸 위기에 처했던 섬마을 학교를 살리기 위한 주민과 동문들의 뜨거운 노력의 값진 결실이다.1924년 개교해 100년 역사의 욕지초등학교는 육지 이주 등으로 학생 수가 급감하며 폐교 위기에 직면했었다. 통영에서 30km 이상 떨어진 남해안 외딴섬 욕지도는 현재 19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욕지초와 욕지중 학생 수는 각각 7명에 불과한 실정이었다. 이러한 위기감 속에서 지난해부터 '욕지학교 살리기 추진위원회'가 발족, 대대적인 학교 살리기 운동이 시작됐다.추진위원회는 전입 가족 빈집 리모델링 지원은 물론, 주거 및 일자리 제공, 장학금 지급, 공부방 운영, 골프와 스노클링 강습 등 사교육 걱정 없는 다채로운 교육 혜택을 약속하며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유튜브 영상과 통영 당포항에 자녀 동반 전입 환영 플래카드를 내거는 등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였다.통영시의 적극적인 지원 또한 학교 살리기의 중요한 동력이 되었다. 시는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에서 빈집 정비에 8천만 원을 배정하여, 전입 가족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했다. 이러한 다각적인 노력의 결실로, 대구에 거주하던 김모 씨 가족 5명(초등학생 2명 포함)이 현수막을 통해 소식을 접하고 문의한 끝에, 지난 22일 리모델링을 마친 욕지도 서촌마을의 빈집에 새 보금자리를 틀었다. 이들의 자녀들은 9월부터 욕지초등학교에서 새로운 학업을 시작하게 된다. 더불어 경북 예천에 살던 허모 씨 가족(유치원생 2명 포함) 역시 빈집 리모델링이 완료되는 대로 욕지도에 터를 잡을 예정이다.특히 주목할 점은, 이 두 가족이 통영시가 집주인과 임대차계약을 맺고 월세를 대신 부담하는 방식으로 3년간 무상으로 빈집에 거주할 수 있다는 점이다.통영시는 앞으로도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욕지학교 살리기를 지속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전학생 유치는 단순히 학생 수 증가를 넘어, 섬마을 공동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작은 학교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제시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욕지초의 작은 교실에서 피어날 큰 꿈들이 섬 전체에 긍정적 에너지를 전파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