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최저임금 한달치'가 한우세트 하나… 백화점 설 선물세트 가격 실화?

 '민족 대명절' 설을 앞두고 백화점업계가 프리미엄부터 실속형까지 다양한 선물세트를 앞다퉈 선보이며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특히 올해는 고물가와 경기 침체 속에서도 '가성비'와 '프리미엄' 수요를 동시에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이 눈에 띈다.

 

신세계백화점은 1월 10일부터 27일까지 설 선물세트 본판매에 돌입한다. 올해는 이례적으로 작년 대비 10% 증량된 50만 세트를 준비했는데, 주목할 만한 점은 20~30만원대 실속형 선물세트 물량을 20% 대폭 확대했다는 것이다. 이는 고물가 시대를 반영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신세계의 대표 상품인 '신세계 암소 한우 미식' 시리즈는 1인 가구 트렌드를 반영해 소포장으로 구성했다. 특히 '신세계 암소 한우 미식 만복'(33만원)과 '다복'(29만원)은 특수부위부터 인기부위까지 다양하게 구성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프리미엄 라인으로는 32개월 이상 1++ 등급 암소 한우로 구성된 '신세계 암소 한우 더 프라임' 시리즈를 선보인다.

 

현대백화점은 10일부터 28일까지 전국 15개 점포에서 1300여 종의 설 선물세트를 판매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친환경·동물복지를 강조한 프리미엄 한우 세트다. '동물복지 유기농한우 세트'(85만원)는 저탄소 인증을 받은 해남 만희농장과 현우농장의 한우로 구성됐으며, 제주 흑한우와 방목생태축산 한우 등 차별화된 상품도 준비했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최상위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해 마블링 최고 등급(No.9)의 '현대명품 한우 넘버나인 세트'를 30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선보인다. 반면, 실속형 상품으로는 기존 450g 포장을 200g으로 줄인 소포장 한우 세트를 대거 출시해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도 놓치지 않았다.

 

수산물 선물세트도 진화했다. 신세계는 제주 우도 인근에서 잡은 겨울 제철 갈치로 구성된 '성산포 탐라 은갈치' 시리즈를, 현대백화점은 150만원에서 350만원에 이르는 프리미엄 굴비 세트를 선보인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손질이 완료된 간편 수산 선물세트를 새롭게 출시해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반영했다.

 

과일 선물세트도 변화가 감지된다. 사과·배 등 전통적인 명절 과일의 시세 상승으로 한라봉, 샤인머스캣, 애플망고 등 프리미엄 과일을 혼합 구성한 세트가 늘어났다. 신세계의 '아실 삼색다담'(27만5천원)은 30년 전통의 과일 전문점과 협업해 고급화 전략을 구사했다.

 

양사 모두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총동원해 명절 대목 잡기에 나섰으며, 특히 배송 서비스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소비 행태와 간소화되는 명절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시, '아이 낳으면 집 걱정 덜어줄게"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세계적인 도시로 발돋움했지만, 동시에 심각한 저출산 문제와 살인적인 주거비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아이를 낳아 기를 공간'은 경제적 부담을 넘어선 절망감으로 다가오곤 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서울시가 자녀를 출산한 무주택 가구에 최대 720만원의 주거비를 지원하는 파격적인 정책을 통해 '아이 낳아도 살 수 있는 서울'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저출산 문제 해결에 정면으로 나섰다.서울시의 '자녀 출산 무주택가구 주거비 지원사업'은 단순한 현금 지원을 넘어, 출산율 반등을 위한 핵심 엔진으로서 주거 안정이라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이를 낳아도 서울을 떠나지 않고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이 사업은 월 30만원씩 2년간, 총 720만원을 지원한다. 이는 서울과 수도권의 주거비 차이를 고려해 책정된 금액으로, 신생아 가구의 초기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다자녀 가구에 대한 배려'이다. 지원 기간 중 자녀를 추가로 출산할 경우, 기존 2년에 1~2년이 연장되어 최장 4년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쌍태아는 1년, 삼태아 이상은 2년 추가 연장 혜택이 주어져 다자녀 가구의 양육 부담을 실질적으로 경감하고, 지속적인 출산을 장려하는 효과를 노린다.서울시는 이번 사업의 2차 지원 대상 선정을 시작했으며, 올해 1월 1일부터 10월 31일 사이 출산한 무주택 가구가 신청 대상이다. 신청은 10월 31일까지 진행된다. 앞서 상반기에 진행된 1차 신청에서는 500명 이상이 몰리며 정책에 대한 높은 관심과 수요를 증명했다.지원 대상은 기준 중위소득 180% 이하의 무주택 가구로, 서울에 소재한 전세가 3억원 이하 또는 월세(환산액) 130만원 이하의 임차 주택에 거주해야 한다. SH나 LH 공공임대주택 입주자는 제외되는데, 이는 이미 공공의 주거 지원을 받고 있는 가구보다는 사각지대에 놓인 무주택 출산 가구에 집중하겠다는 서울시의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한, 지원 기간 중 주택을 구입하거나 다른 시·도로 이주할 경우 지원이 중단되어, 정책의 목표인 '서울 내 무주택 출산 가구의 주거 안정'에 충실하도록 설계되었다.서울시의 이러한 적극적인 노력은 이미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서울시의 출생아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1% 증가하여 전국 평균(6.9%)을 웃도는 수치를 기록했다. 물론 단일 정책의 효과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주거비 지원사업을 비롯한 서울시의 다양한 출산 친화 정책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서울시가 단순히 저출산 문제를 표면적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주거 안정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접근하여 장기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려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마채숙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보다 많은 무주택 가구가 주거비 부담을 덜고 자녀를 출산할 수 있도록 출산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양육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이번 주거비 지원사업 외에도 장기전세주택 '미리내집',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이자지원 사업 등 주거와 양육을 연계한 다양한 정책들을 선보이며 저출산 극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서울시의 '자녀 출산 무주택가구 주거비 지원사업'은 저출산이라는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자체의 선도적인 시도이자, 미래 세대에 대한 중요한 투자이다. 주거 불안정이 출산을 가로막는 현실에서, 서울시의 이번 정책은 경제적 지원을 통해 출산의 문턱을 낮추고, 나아가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도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도 서울시가 이러한 정책들을 꾸준히 확대하고 발전시켜, '아이 낳아 기르기 좋은 서울'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