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

2025 겨울, 자연 속 힐링 여행지는?

새해를 맞아 겨울의 차가운 공기를 뚫고, 푸르름이 가득한 여행지로 떠나보자. 한국관광공사는 2025년 1월 추천 여행지로 '겨울에도 푸릇하게'라는 테마를 선정했다. 이 테마 아래, 겨울에도 생명력 넘치는 자연 속에서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할 수 있는 여행지를 소개한다.

 

첫 번째 추천지는 서울식물원이다. 서울 마곡지구에 위치한 이 식물원은 사계절 내내 초록빛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다. 서울지하철 9호선 마곡나루역과 연결되어 있어 교통도 편리하다. 서울식물원은 열린숲, 호수원, 습지원, 주제원 등 네 가지 구역으로 나뉘며, 특히 온실은 언제나 여름처럼 따뜻해 겨울에도 초록 식물들의 활력을 느낄 수 있다. 식물원 안에는 열대 지역과 지중해 지역 식물들이 자생하는 구역이 있으며, 스카이워크에서는 8m 높이에서 식물들과 가까이 만날 수 있다. 2월까지 열리는 '윈터페스티벌'에서는 희귀 난초와 겨울요정도 관람할 수 있다.

 

두 번째 추천지는 국립한국자생식물원으로, 오대산 숲속에 자리잡은 이곳은 우리나라 자생 식물만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이곳은 멸종위기식물의 보존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겨울철에는 차 한 잔과 함께 고요한 숲속에서 평온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특히, 설경과 함께하는 겨울의 풍경은 다른 곳에서 느낄 수 없는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방문자센터에서는 도자기 공예 체험도 가능하고, 숲속 책장에서 다양한 책을 읽을 수 있는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서천에 위치한 국립생태원은 생물 다양성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에코리움'에서 다섯 가지 기후관을 통해 열대, 사막, 지중해, 온대, 극지의 다양한 생태계를 만날 수 있다. 사계절 푸르른 장항송림산림욕장과 장항스카이워크도 함께 즐길 수 있어 겨울 여행지로 적합하다. 국립생태원은 다양한 생물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연의 경이로움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다.

 

 

 

하동군에 위치한 하동송림은 조선 영조 21년(1745)에 하동도호부사 전천상이 만든 인공 숲으로, 해풍과 모래바람을 막기 위해 조성됐다. 이곳에는 900여 그루의 소나무가 자생하고 있으며, 숲을 거닐며 섬진강의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송림공원 옆에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모래사장이 있어 산책하기 좋다. 또한, 옛 경전선 선로를 활용한 산책로도 있어 역사적인 장소로서의 의미를 더한다.

 

마지막으로 신안 1004섬분재정원은 압해도에 위치한 분재와 동백꽃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2만 그루 이상의 애기동백나무가 자생하고 있으며, 봄에는 수천 송이의 동백꽃이 피어난다. 또한, 아프리카 짐바브웨 쇼나 부족의 조각 작품들이 전시된 쇼나조각원도 관람할 수 있다. 다양한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1004섬분재정원은 평화로운 겨울 여행지로 제격이다.

 

이처럼, 겨울에도 초록빛을 띠는 다양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여행지들이 많이 있다. 새로운 해를 맞이하며 자연의 생명력과 함께 희망찬 시작을 다짐해 보자.

 

"강간범은 집유 6개월, 저항한 피해자는 10개월?" 61년 전 뒤바뀐 정의가 바로 잡히다

 부산지법 352호 법정에서 23일 오전, 이례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부산지검 정명원 공판부 부장검사가 피고인석에 앉은 79세 노인에게 고개를 숙이며 "성폭력 피해자로서 마땅히 보호받아야 했을 최말자님께 가늠할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을 드렸다.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이 노인은 61년 전인 1964년, 18세 나이에 성폭행을 시도하는 남성의 혀를 깨물어 저항했다가 오히려 '가해자'로 몰려 중상해 혐의로 기소됐던 최말자씨다. 당시 검찰은 그녀의 정당방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영장 제시도 없이 구속했다. 1965년 1월, 최씨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반면 성폭행을 시도했던 노모(당시 21세)씨는 강간미수 혐의는 다뤄지지 않고 특수주거침입과 특수협박 혐의만으로 재판을 받아 최씨보다 가벼운 징역 6개월의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성폭행 피해자가 가해자보다 더 무거운 형을 받는 부조리한 결과였다.56년이 지난 2020년, 최씨는 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단체의 도움을 받아 용기를 내 재심을 청구했다. 오랜 법적 다툼 끝에 지난해 재심 절차가 시작됐고, 이날 첫 공판이 열렸다.공판부장이 직접 법정에 서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다. 더욱이 정 부장검사는 피고인을 '최말자님'이라고 존칭하며 검찰의 과오를 인정했다. 그는 "재심 개시 결정의 취지에 따라 검찰은 사실관계부터 법률 판단에 이르기까지 치우침 없이 재검토했다"고 밝히며, 5분가량의 짧은 발언 후 "최씨에게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조용하던 법정은 순식간에 흐느끼는 울음소리와 박수소리로 가득 찼다. 무죄를 구형한 정 부장검사는 경북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35기로 2006년 검사 생활을 시작했으며, 지난해 공판분야 최초로 공인전문검사 1급인 '블랙벨트'에 선정된 바 있다.이날 최씨는 법정을 나서면서 홀가분한 표정으로 손을 치켜들며 "이겼습니다"를 세 번 외쳤다. 법정 밖에서는 그동안 최씨를 지지해온 연대자들과 포옹하는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됐다.한국여성의전화는 검찰의 무죄 구형에 대해 "61년 만의 검찰의 사과는 너무 늦었고 당연하다"며 "지금이라도 당시 부정의를 바로 잡고자 하는 검찰의 구형은 최말자 님 뿐 아니라 수많은 성폭력 피해자가 사법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이번 사건은 단순한 한 개인의 억울함을 넘어, 한국 사회의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인식과 사법 시스템의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61년이라는 긴 세월이 흐른 후에야 이루어진 검찰의 사과와 무죄 구형은 늦었지만, 정의가 실현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