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전화 한 통으로 임신 압박"…中발 '출산 강요'

세계 최대 인구 대국 중국이 심각한 저출산 위기에 직면하면서 전례 없는 '출산 장려 캠페인'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0~30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직접적인 출산 권유부터 대학생 연애 교육까지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다. 공무원들이 가임기 여성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임신 계획을 묻고, 출산 전 검진 참여를 독려하는 등 전방위적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둘째 자녀 출산 시 현금 지원은 물론, 세금 감면 혜택까지 제공하며 다자녀 가정을 유도하고 있다.

 

중국의 이런 조치는 인구절벽에 대한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이다. 경제학자 런쩌핑은 "중국이 고령화, 저출산, 낮은 결혼 비율이라는 세 가지 인구학적 위기에 직면했다"며 "특히 고령화의 속도와 규모가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정부는 대학가에서도 이례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 국가보건위원회는 대학생들을 위한 '결혼과 사랑 교육 과정' 개설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사랑 이론과 실제 사례를 분석하는 이른바 '연애 과정'이 정규 교육과정으로 편성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국영 언론들도 '자녀 양육의 장점'을 강조하는 기사를 지속적으로 보도하며 출산 장려 분위기 조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회의적이다. 인구통계 전문가 왕펑 교수는 "역사상 가장 높은 교육 수준을 가진 현 세대를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FT 역시 "높은 실업률과 경제 침체 속에서 젊은이들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을 단순한 정책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당근'하세요? 민생회복 쿠폰, 이제는 '머니백' 쿠폰

 정부가 민생 경제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지급 첫날부터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불법적인 현금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소비 진작이라는 본래 취지가 무색하게 쿠폰을 되팔아 현금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잇따르면서 제도 악용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이다.지난 21일, 소비쿠폰 신청 시작과 동시에 중고거래 앱 '당근'에는 선불카드 형태의 쿠폰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는 글들이 등장했다. 15만원 상당의 쿠폰을 13만원에 내놓으며 "주소지는 서울이지만, 일하는 곳은 인천이라 쓸 시간이 없다"는 판매글이 대표적이다. 광주광역시에서도 18만원 상당의 쿠폰을 17만원에 판매하겠다는 글이 올라오는 등 유사 사례가 전국 각지에서 포착됐다.판매 글 아래에는 "우리 지역에도 저런 사람들이 있다", "신고했다"는 비판과 함께 "나도 주소지와 직장이 달라 팔아야 할 상황"이라는 공감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네티즌들은 주로 신용불량자들의 현금 확보 시도로 추정하며 "하루 날 잡고 가서 쓰고 오면 되지 않느냐"는 지적을 내놓았다. 일부는 "주소지와 실제 거주지가 다른 경우도 많을 것"이라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이해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이번 논란의 배경에는 소비쿠폰의 사용 제한 규정이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21일부터 9월 12일까지 1차 신청을 받으며, 국민 1인당 기본 15만원(차상위계층 등은 최대 40만원)을 지급한다. 문제는 이 쿠폰이 '주소지 관할 지자체'에서만 사용 가능하다는 점이다. 즉,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속한 시·군·구 내에서만 사용이 허용된다.이러한 지역 제한 규정이 실제 생활권과 주소지가 다른 이들에게 불편을 초래하며, 결국 중고거래를 통한 현금화 시도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쿠폰을 현금으로 바꾸려는 시도는 정부의 소비 진작 정책 목표를 훼손할 뿐 아니라, 정당하게 쿠폰을 사용하는 시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정부는 이번 사태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함께, 소비쿠폰의 본래 취지를 살리면서도 악용 사례를 막을 수 있는 추가적인 방안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