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수리vs반려' 대통령실-권한대행 '사표 공방' 격화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한 대통령실 고위 참모진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결정에 반발해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2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거취 문제를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상목 권한대행은 1일 정진석 실장과의 첫 통화에서 사표 수리 의사를 밝혔다가 이후 "국정 안정이 우선"이라며 반려 입장으로 선회했다. 그러나 정 실장은 이미 사의가 수용된 것으로 판단, 퇴임 준비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일괄 사표를 낸 것은 분명하나, 완전히 거취를 상의한 것은 아니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최 권한대행이 지난달 31일 국무회의에서 헌법재판관 임명을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에 대한 불만이 고조됐다. "독단적인 결정이 이뤄지는데 무슨 보좌의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는 토로가 나올 정도로 내부 반발이 거셌다.

 

여권에서는 '대행의 대행'인 최 권한대행의 재판관 임명이 권한을 넘어선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한덕수 전 권한대행이 탄핵소추 위험에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것과 대비되며, 최 권한대행의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탄핵심판의 신속한 진행을 위해 재판관 충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가적 혼란기에 고위 공직자들이 탄핵심판 관련 유불리를 이유로 일괄 사직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2일 오전 예정된 대통령실 고위 참모진 회의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저축 아닙니다"... 당신이 몰랐던 국민연금의 두 얼굴

국민연금 제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진정한 개혁을 위해서는 '기금 고갈'이라는 공포에서 벗어나 제도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현행 국민연금이 적립식과 부과식이 혼재된 구조라는 점에서, 제도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는 것이 개혁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분석이다.현재 많은 국민들이 2050년경 예상되는 기금 고갈을 우려하고 있다. "보험료가 크게 오르고 연금을 못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와 전문가들은 보험료율 인상과 소득대체율 조정이라는 모수개혁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주목할 점은 기금 고갈이 곧 제도의 붕괴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국민연금공단은 "국가가 존속하는 한 연금 지급은 계속된다"고 밝히고 있다. 적립금이 소진되면 그해 걷은 보험료로 연금을 지급하는 부과식으로 전환될 뿐이다. 실제로 현재도 우리나라 국민연금은 부과식 성격이 강하며, 다만 연금 수급자보다 납부자가 많아 적립금이 쌓인 것이다.문제는 많은 국민들이 국민연금을 '저축'으로 오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적립금 고갈에 대한 불필요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현재 1185조원에 달하는 적립금의 운용과 처분 방안도 중요한 과제다. 특히 국내 주식·채권 시장에 투자된 487조원의 자금을 어떻게 회수할 것인지가 관건이다.전문가들은 국민연금 개혁을 위해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첫째, 부과식 전환을 전제로 한 장기 재정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둘째, 적정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설정해야 한다. 셋째, 기금 운용수익률 개선을 위한 투자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더불어 노동시장 정책과의 연계도 중요하다. 부과식 연금의 안정성을 위해서는 보험료 납부자 기반을 확대해야 하며, 이는 노인일자리 창출과 정년 연장 논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만약 부과식 구조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적립금을 분배하고 완전 적립식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결론적으로 국민연금 개혁의 핵심은 제도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정부, 정치권, 국민연금공단이 오해 없이 발전적 논의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