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역주행 신화 쓴 '구의 증명'·'급류', 한국문학 새 역사 쓸까?

 최근 한국문학계에 심상치 않은 바람이 불고 있다. 바로 과거 출간된 작품들이 뒤늦게 빛을 보며 역주행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현상이다. 그 중심에는 최진영 작가의 '구의 증명'(2015)과 정대건 작가의 '급류'(2022)가 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구의 증명'은 올해 한강 작가의 작품을 제외하고 10대 이하 독자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책으로 선정되었다. '급류' 역시 온라인 서점 알라딘에서 10대(19.1%)와 20대(32.6%) 독자층의 높은 구매율을 기록하며 이례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두 작품 모두 깊고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구의 증명'은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구'와 '담'의 사랑을 '구'의 죽음 이후에도 이어지는 '담'의 헌신적인 사랑을 통해 보여준다. '급류'는 격동적인 환경 속에서 만난 '도담'과 '해솔'의 사랑이 어쩔 수 없는 이별과 재회를 거치며 더욱 깊어지는 과정을 그린다.

 

청소년 독자들은 이처럼 격정적이고 순수한 사랑 이야기에 매료되고 있다. '구의 증명'의 작가 최진영은 젊은 독자들이 폭발적인 에너지를 가진 사랑 이야기에 공감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으며, '급류'의 작가 정대건 역시 청소년기의 사랑과 성장이라는 보편적인 주제에 독자들이 공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작품 모두 청소년 독자들의 몰입도를 높이는 매력적인 서사와 문체를 지녔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급류'를 읽은 한 중학생 독자는 평소 책을 즐겨 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책을 읽었다며 높은 몰입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구의 증명'과 '급류'의 역주행은 단순한 출판 현상을 넘어, 오늘날 청소년들이 열광하는 이야기의 코드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현상으로 해석된다.

 

해외 안 가고 국내에서 플렉스? K-직장인, 여름휴가 '맛캉스' 지갑 활짝

 올해 여름휴가 트렌드가 단순히 개인의 여가 활동을 넘어, 국내 경제의 활력과 직장인들의 변화된 소비 패턴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지표임을 보여준다. 직장인 10명 중 8명 이상이 해외 대신 국내를 선택한 배경에는 고물가 시대의 합리적 소비 심리와 더불어, 짧은 일정 속에서도 효율적인 재충전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조사에 따르면, 여름휴가 계획이 있는 직장인의 83.5%가 국내 여행을 선호했으며, 이는 작년 대비 더욱 높아진 수치다. 팬데믹 이후 해외여행의 문이 다시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직장인들이 국내로 눈을 돌리는 것은 비용 효율성과 이동의 편리성, 그리고 국내 관광 인프라의 발전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강원권(34.9%), 경상권(27.9%), 제주(22.4%), 전라권(20.0%) 등 전국 각지의 매력적인 여행지가 고루 선택된 점은 국내 여행지의 다양성과 접근성이 높아졌음을 방증한다. 해외여행을 선택한 이들 역시 일본, 동남아 등 근거리를 선호하며, 전반적으로 '가성비'와 '가심비'를 동시에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하다.휴가 일정은 '2박 3일'(38.9%)이 가장 많고, '1박 2일'(21.3%)도 상당수를 차지하는 등 짧은 기간 내 효율적인 휴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는 직장인들이 긴 휴가를 내기 어려운 현실과 더불어, 짧은 주기로 자주 떠나는 '소확행' 여행을 선호하는 최근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휴가비 지출 계획은 1인당 평균 53만 5천 원으로 작년 대비 9.4% 증가했다. 이는 물가 상승분을 고려하더라도, 국내 여행에 대한 지출 의사가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특히 식비(74.8%) 지출 의사가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은, 여행지에서의 미식 경험이 휴가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역별, 연령별 휴가비 격차도 흥미로운데, 서울 직장인의 지출 계획이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고 30대의 지출이 가장 많다는 점은 소득 수준과 소비 여력, 그리고 여행에 대한 가치 부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직장인들이 정부에 바라는 지원책으로는 '숙박권 할인'(50.8%),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혜택 확대'(36.5%), '교통비 할인'(35.8%) 등 실질적인 할인 혜택이 상위를 차지했다. 이는 형식적인 캠페인이나 사용처가 제한적인 쿠폰보다는, 직접적으로 휴가 비용 부담을 줄여주는 체감형 지원책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대한상의 김민석 팀장의 언급처럼, 이번 여름휴가 시즌은 내수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기회다. 직장인들의 국내 여행 선호와 소비 증가 의지를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느낄 수 있는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 단순한 캠페인을 넘어, 숙박, 교통, 지역 상품권 등 실생활에 밀접한 할인을 확대함으로써, 직장인들의 휴가 소비가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할 시점이다. 이는 고물가 시대에 지친 직장인들에게는 재충전의 기회를, 지역 경제에는 활력을 불어넣는 상생의 해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