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K-컬쳐 찐 원조 등판! '향연'에 중독될 준비 되셨나요?

 '우리에게 무엇이 더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글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과 갈증을 동시에 드러낸다. 그리고 국립무용단의 '향연'은 이러한 갈증을 해소하고도 남을 만큼 풍성하고 매혹적인 무대로 그 답을 제시한다.

 

2015년 초연 이후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향연'은 6년 만에 돌아온 무대에서도 변치 않는 감동을 선사했다. 단순히 전통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흐름에 따라 11개의 춤을 유기적으로 구성하여 한 편의 서사시를 보는 듯한 웅장함을 선사한다.

 

흑백의 절제된 아름다움으로 왕조의 위엄을 표현한 궁중무용, 깊은 종교적 의미를 담아 경건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종교 제례 무용, 그리고 한국인의 흥과 멋을 역동적으로 표현한 민속춤까지. '향연'은 한국 춤의 정수를 오롯이 담아내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세련되고 매혹적인 무대를 완성했다.

 

특히 웅장한 음악과 화려한 의상, 조명, 그리고 무엇보다 무용수들의 혼이 담긴 춤사위는 관객들의 마음을 뒤흔들며 깊은 감동과 울림을 선사한다. 100분이라는 시간이 마치 찰나처럼 느껴질 만큼 압도적인 아름다움과 에너지로 가득한 '향연'. 이것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 우리 춤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고 그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소중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493일, 두 번의 수술, 그리고 눈물의 포효…조규성의 '인간승리', 이제 남은 건 국대 복귀뿐

 무려 493일, 16개월이 넘는 기나긴 침묵을 깨고 '꽃미남 스트라이커' 조규성의 발끝이 드디어 폭발했다. 덴마크컵 3라운드 올보르와의 경기, 팀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13분 교체 투입된 그는 그라운드를 밟는 감각부터 되새기는 듯 보였다. 그리고 후반 34분, 동료가 오른쪽에서 낮게 깔아준 크로스를 특유의 동물적인 위치 선정으로 찾아 들어가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득점 직후, 그는 그동안의 모든 설움과 고통을 토해내듯 원정 팬들을 향해 달려가 포효했다. 2024년 5월 이후 처음으로 맛보는 골이자, 축구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었던 끔찍한 부상 터널의 끝을 알리는 부활의 신호탄이었다.조규성에게 지난 1년은 그야말로 악몽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모든 것은 2023-24시즌 종료 후 받은 무릎 수술에서부터 시작됐다. 사실 아시안컵을 앞둔 2023년 12월부터 무릎 반월판에 통증을 안고 있었지만, 그는 팀을 위해 6개월간 고통을 참고 뛰는 투혼을 발휘했다. 시즌이 끝나고 예정대로 수술대에 올랐지만, 누구도 예상치 못한 합병증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재활을 위해 찾은 이탈리아에서 원인 모를 감염이 발생한 것이다. 무릎은 비정상적으로 부어올랐고, 세 차례나 주사기로 물을 빼내야 했다. 결국 감염된 박테리아를 제거하기 위한 두 번째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한 달간 병상에 누워있는 동안 몸무게는 12kg이나 빠졌고, 극심한 고통에 하루 서너 번씩 진통제를 맞으며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그 스스로 "살면서 제일 힘든 시기였다"고 고백할 만큼, 선수 생명마저 위협받았던 최악의 위기였다.그 지옥 같던 시간을 이겨내고 올 시즌 팀에 복귀한 그는 짧게 자른 머리로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그리고 복귀 후 4경기 만에 터진 이번 득점은 단순한 1골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는 "오랫동안 머릿속으로 그렸던 그림"이라며 "이 순간을 1년 넘게 기다렸다"고 벅찬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동료들 역시 라커룸에서 축제 분위기를 만들며 그의 귀환을 진심으로 축하해줬다. 이 한 방의 골은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홍명보호에도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손흥민과 호흡을 맞출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리를 두고 주민규, 오세훈, 오현규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부상 전까지 대표팀의 부동의 주전이었던 조규성이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각인시킨 것이다. 물론 아직 30여 분을 소화하는 데 그쳐 90분 풀타임을 뛸 몸 상태를 만드는 것이 당면 과제다. 하지만 선수 생명을 위협했던 최악의 부상을 털어내고 마침내 포효한 그의 발끝에 축구 팬들의 시선이 다시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