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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쿵 내려앉는 느낌"… 당신을 노리는 부정맥, 혹시 나도?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며, 심장이 쿵 내려앉는 느낌, 이런 증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면 조심해야 한다. 단순한 피로나 스트레스로 여기기 쉽지만, 자칫 목숨까지 위협할 수 있는 '부정맥'의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부정맥 환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48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추운 겨울철에는 혈관 수축으로 심장에 부담이 커져 부정맥 위험이 더욱 커진다.

 

부정맥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모든 질환을 의미하며, 심장박동이 느린 서맥성 부정맥과 빠른 빈맥성 부정맥으로 나뉜다.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노화 또한 부정맥 발생 위험을 높인다. 흡연, 음주, 스트레스, 과로, 카페인 과다 섭취 역시 부정맥을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문제는 부정맥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릴 만큼 자각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가슴 두근거림, 답답함, 호흡곤란, 어지럼증, 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증상이 없는 채로 갑자기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도 있어 더욱 위험하다.

 

부정맥은 종류에 따라 증상과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만약 안정된 상태에서도 가슴 두근거림, 답답함, 숨 가쁨, 어지럼증, 심장이 내려앉는 느낌 등의 증상이 있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진료받아야 한다.

 

부정맥 진단을 위해서는 심전도 검사가 필수다. 심전도는 몸에 전극을 붙여 심장의 전기 신호를 확인하는 검사다. 하지만 부정맥은 일시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 심전도 검사만으로는 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 이 경우, 24시간 이상 심전도를 기록하는 '홀터 검사'나 심장에 소형 기기를 삽입하여 장기간 심전도를 기록하는 '루프 레코더 삽입술'을 시행할 수 있다.

 

치료는 부정맥의 종류와 심각성에 따라 달라진다. 서맥성 부정맥의 경우 인공심박동기 삽입술을 통해 심장 박동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도록 돕는다. 빈맥성 부정맥은 약물치료를 우선 시행하며, 약물 치료에 효과가 없거나 심각한 경우 고주파 전류로 비정상적인 심장 조직을 제거하는 '전극도자 절제술'이나 전기 충격으로 심장 박동을 정상화하는 '심율동전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부정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의 기저질환을 철저히 관리하고, 금연, 금주, 스트레스 관리, 적절한 운동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겨울철에는 급격한 온도 변화에 주의하고, 따뜻한 옷차림으로 체온 유지에 신경 쓰는 것이 좋다.

 

대관령마저 무릎 끓어... 2025년 한반도는 거대한 '찜통'이었다

 2025년 여름은 대한민국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극단적인 형태로 기록될 전망이다. 역대 가장 짧았던 장마, 한 달이나 일찍 찾아온 살인적인 무더위, 그리고 예측 불가능하게 쏟아진 국지성 집중호우의 반복은 올여름 기후의 핵심적인 특징으로 분석되었다. 기상청이 발표한 '2025년 여름철(6~8월) 기후 특성 분석 결과'는 우리가 경험한 올여름이 단순한 변덕이 아닌, 심각한 기후 변화의 전조임을 명확히 보여준다.가장 두드러진 것은 단연 '역대 최악의 폭염'이다. 2025년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은 25.7℃로, 역대 최고 1위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는 평년보다 무려 2.0℃나 높은 수치로, 한반도가 얼마나 뜨겁게 달아올랐는지를 실감하게 한다. 통상 장마가 끝나는 7월 말부터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이례적으로 한 달이나 빠른 6월 말부터 폭염이 시작되었고, 더위가 물러간다는 절기인 처서(8월 23일)를 비웃기라도 하듯 늦더위가 맹위를 떨쳤다. 특히 8월 하순의 전국 평균기온은 27.8℃로 평년보다 3.9℃나 치솟으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강원도 강릉과 대관령 등 13개 관측 지점에서는 8월 하순의 일일 최고기온이 새롭게 기록되는 기염을 토했다.이러한 전례 없는 더위의 원인으로 기상청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6월 말부터 북태평양고기압이 이르게 확장했고, 북반구 중위도 지역에 고기압이 장기간 정체했으며, 7월 하순부터는 티베트고기압까지 가세해 한반도를 거대한 '열돔'에 가두었다. 여기에 열대 서태평양의 대류 활동 강화와 북태평양의 해수면 온도 상승이 고기압의 세력을 더욱 키우고 유지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결과적으로 전국 폭염일수는 28.1일로 평년(10.6일)보다 17.5일이나 많았고, 특히 대관령에서는 1971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폭염이 발생하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밤에도 더위가 식지 않는 열대야일수 역시 전국 평균 15.5일로 평년보다 9일이나 급증했다. 서울의 경우, 열대야가 무려 46일간 이어져 평년(12.5일)의 3.5배를 훌쩍 뛰어넘으며 1908년 관측 이래 최다 기록을 세우는 등, 시민들은 그야말로 최악의 여름밤을 보내야 했다.반면, 비는 매우 변칙적인 패턴을 보였다. 장마는 예년보다 일찍 시작해 역대급으로 짧게 끝났다. 제주도는 6월 26일에 장마가 종료되어 역대 가장 빨랐고, 남부지방 역시 7월 1일에 끝나 두 번째로 이른 종료 시점을 기록했다. 장마 기간 자체가 각각 15일과 13일에 불과해 역대 두 번째로 짧은 장마로 기록되었다. 이처럼 '마른 장마'가 스치듯 지나가면서 여름철 전국 강수일수는 평년보다 9.2일이나 적은 29.3일에 그쳤고, 총 강수량도 619.7mm로 평년의 85.1% 수준에 머물렀다.하지만 총 강수량 감소가 가뭄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비가 내리는 날은 적었지만, 한번 내릴 때는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국지적으로, 그리고 매우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7월 중순과 8월 전반에는 일부 지역에서 기록적인 호우가 발생해 큰 피해를 남겼다. 특히 강원 영동 지역은 태백산맥의 지형 효과와 남서풍의 우세로 동풍이 거의 불지 않아, 여름철 강수량이 평년의 34.2% 수준인 232.5mm에 불과했고, 강수일수 역시 역대 최저를 기록하며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다. 한반도 내에서도 폭염, 폭우, 가뭄이 동시에 나타나는 극한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이미선 기상청장은 "올여름은 복합적인 기상재해의 특성을 뚜렷하게 보여주었다"며, "기후변화로 달라지는 재해 양상을 면밀히 분석하고 신속한 정보 제공을 통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