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아

부부 싸움, 자녀 심장에 '폭탄' 심는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잦은 싸움, 단순한 부부 싸움으로 치부하기엔 그 상처가 너무 깊다.  단순히 정신적인 상처를 넘어  성인이 된 후 심각한 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은 45세 이상 중국인 1만 4천여 명을 대상으로 무려 9년간 추적 연구를 진행했다. 놀랍게도 어린 시절 부모의 신체적 폭력에 노출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최대 36%나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장마비, 협심증, 뇌졸중 등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환 위험이 모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어린 시절 부모의 폭력을 목격하며 자란 아이들은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불안감에 시달리고, 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만성 스트레스로 이어져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우울증은 부모의 폭력과 심혈관 질환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어린 시절 부모의 폭력에 노출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우울증 발병률이 높았고, 우울증은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우울증을 거쳐 심장병, 뇌졸중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어린 시절 부모의 폭력이 단순히 가정 내 문제를 넘어 개인의 평생 건강에까지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연구팀은 "가정 폭력은 개인의 삶 전반에 걸쳐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남기고, 건강에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며 "가정 폭력을 예방하고, 피해자들의 정신적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사회적 지원과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 메신저 카톡, '인스타 복붙' 논란! 15년 아성 무너지나?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다음 달부터 초기 화면인 '친구' 탭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며 15년 만에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한다. 기존의 전화번호부 형식에서 벗어나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피드형'으로 탈바꿈하는 이번 시도는 카카오톡의 본질적인 변화를 예고하며, 이용자들의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사고 있다.정신아 카카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톡의 첫 번째 탭인 친구 탭은 단순한 친구 목록에서 일상을 공유하는 서비스로 변화할 예정"이라며, 개편 이후 친구들이 공유한 콘텐츠를 피드 형태로 모아 보여주는 지면을 만들 계획임을 밝혔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를 "카카오톡의 초기 화면이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형태로 바뀌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이용자들이 카카오톡을 인스타그램처럼 활용하게 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다음 달 열리는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될 예정이다.현재 카카오톡의 친구 탭은 전화번호부에 저장된 친구들이 가나다순으로 나열되는 '나열식' 형태다. 그러나 개편 후에는 친구들이 올린 사진, 영상, 글 등의 게시물이 마치 소셜 미디어 피드처럼 노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단순히 친구 목록을 확인하는 공간을 넘어, 친구들의 '일상'을 소비하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기능하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이번 파격적인 변화의 배경에는 카카오톡의 이용자 체류 시간 감소와 수익성 개선이라는 절박한 목표가 자리 잡고 있다. 앱 분석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카오톡의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은 2021년 5월 822.68분에서 지난해 5월 731.85분으로 약 11% 감소했다. 이는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 다른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강세 속에서 카카오톡이 '채팅'이라는 본연의 기능만으로는 이용자들의 이목을 붙잡기 어렵다는 위기감의 발로로 해석된다.카카오는 친구 탭 개편을 통해 인스타그램처럼 카톡에도 게시물이 본격적으로 올라오기 시작하면, 이용자들이 친구들의 콘텐츠를 보기 위해 카톡에 머무는 시간이 자연스레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인스타그램의 성공적인 광고 모델처럼 게시물 사이사이에 광고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카카오가 단순 메신저를 넘어, 강력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그러나 카카오 안팎에서는 이번 개편 작업으로 인한 이용자들의 불편과 혼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카카오톡이 출시 직후 '국민 메신저'로 빠르게 등극할 수 있었던 비결은 기존 휴대전화의 전화번호부 형식과 문자 메시지 사용 방식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한 직관적인 UI였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인스타그램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도 카카오톡을 이용하고 있는데, 갑작스러운 '카톡의 인스타그램화'로 이용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생길 수 있다"며, "이용자들이 카카오톡을 이용하는 가장 큰 목적은 채팅이지 일상을 공유하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카카오는 앞서 2023년 인스타그램의 '스토리'와 유사한 서비스인 '펑'을 출시했으나, 이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하며 조용히 사라진 전례가 있다.더욱이 카카오톡이 소셜 미디어로 자리 잡기에는 운영 방식에서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스타그램은 '팔로우'를 통해 자신의 게시물을 공유할 대상을 명확히 선택할 수 있으며, 여러 계정을 만들어 용도에 따라 다른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반면 카카오톡은 휴대전화에 전화번호만 저장해도 자동으로 친구로 등록되는 방식이다. 이는 거래처, 직장 동료, 또는 심지어 연락처만 아는 지인 등 원치 않는 사람들에게까지 자신의 사적인 일상을 공유해야 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어, 소셜 미디어 활동을 할 때 심리적인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사생활 노출에 대한 부담감은 이용자들이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카카오 관계자는 "개편 이후에도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서비스를 가다듬을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15년간 굳건히 지켜온 카카오톡의 정체성이 이번 대변혁을 통해 어떻게 재정립될지, 그리고 이용자들의 반응은 어떠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