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한강 덕분에 산다"… 12·3 계엄령 뚫고 전 세계 울렸다

 2024년 12월 3일, 대한민국은 43년 만에 '비상계엄'이라는 어둠 속으로 되돌아갔다. 윤석열 대통령의 긴급 발표 이후, 시민들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한겨울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국회 앞은 계엄 해제를  요구하는 시민들과 이를 막으려는 계엄군의 대치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한국 문학계에 한 줄기 빛이 비쳤다. 바로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었다. 그의 수상은 국가 폭력의 어둠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을 지켜내려는  한국인들의 의지를 전 세계에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특히 한강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는 1980년 5월 광주의 아픔을 정면으로 마주한 작품으로, 계엄령이라는 역사의 트라우마를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그는 수상 기념 강연에서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소년이 온다'가 광주의 고통을 현재 우리에게 연결하는 매개체가 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시민들이 '소년이 온다'를 통해 광주의 아픔에  공감하고, 계엄령에 저항하는  용기를 얻었다고 말한다. 한강의 문학은 단순히 과거의 상처를 드러내는 것을 넘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간의 존엄'과 '사랑의 힘'을 일깨워주는 등불이 되었다.

 

돌봄 시장에 남자들 더 들어오면 여성 임금도 오른다... OECD 경제학자의 충격 발언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돌봄 인력난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돌봄 시장에 더 많은 남성을 유입시키고 돌봄 노동의 가치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제언이 주목받고 있다.발레리 프레이 OECD 선임 경제학자는 8월 12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25년 APEC 여성경제회의' 민관합동정책대화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돌봄 인력난은 모든 국가가 직면한 공통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돌봄 제공자 10명 중 9명이 여성"이라며 "돌봄 시장에 더 많은 남성이 진입하면 돌봄 노동자의 임금 상승 여력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유럽 국가들에서도 돌봄 시장에 남성을 유입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프레이 경제학자는 돌봄 노동의 가치 재평가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트럭 운전사는 야간 근무 등의 이유로 돌봄 제공자보다 더 많은 급여를 받지만, 돌봄 노동자 역시 공감 능력, 시간 관리 능력, 참을성 등 다양한 역량을 필요로 한다"며 호주에서도 돌봄 제공자의 임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소개했다.한편, 이 자리에서는 돌봄 공백과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근무 환경 개선 방안도 논의됐다. 분휘 이 머크 헬스케어 외부전략협력 및 파트너십글로벌 총괄 부사장은 "단순히 주4일제를 도입하는 것보다 유연근로제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만 일한다고 해도 아이가 주중에 아프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유연근무제를 통해 오전·오후로 나눠 일하는 등 시간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크리스토프 하만 한국 머크 헬스케어 대표는 한국의 문제점으로 "우수한 정책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직원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주저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최근 정부 고위직으로 승진한 한 여성이 아이가 아파도 회사에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생각에 상사에게 말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모든 직원이 편안하게 자신의 권리를 이야기하고 직장 내 다양한 정책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날 APEC 여성경제회의에서는 21개 회원경제가 만장일치로 여성 역량과 안전, 돌봄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 약속을 담은 공동성명문을 채택했다. 이번 회의는 초고령화 시대의 돌봄 문제와 여성 노동 환경 개선에 대한 국제적 협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