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모아

"KIA 아니면 안 갔다?" 임기영, '굴욕 FA'… 15억에 '겨우' 잔류

 KIA 타이거즈의 좌완 투수 임기영에게 2023년은 악몽과도 같았다.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낸 후 맞이한 FA 시즌,  야심찬 계획과 달리 부상과 부진이라는 늪에 빠지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시즌 초반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하며 페이스가 흔들렸고,  설상가상으로 새롭게 도입된 ABS(자동볼판정시스템) 또한 임기영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낮은 스트라이크존 공략을 선호하는 그의 투구 스타일상 높은 존 위주의 판정은 극복하기 힘든 과제였다.

 

결국 임기영은 37경기 6승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6.31이라는 저조한 성적을 거두며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지 못했다. 팀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임기영은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으며 동료들의 기쁨을 함께 누리지 못했다.

 

"솔직히 한국시리즈 경기는 보지 않았습니다.  우승의 기쁨보다 엔트리 탈락의 분함과 아쉬움이 더 컸습니다. 내년에는 반드시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시즌 후 FA 자격을 얻었지만, 부진한 성적 탓에 고민이 컸던 임기영은 결국 KIA 잔류를 선택했다. FA 계약 직전 심재학 단장과 면담을 통해  "KIA에 남아서 올해의 부진을 만회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고, 구단 역시 그의 진심을 받아들였다.

 

임기영은 3년 총액 15억 원에 KIA와 FA 계약을 체결하며 다시 한번 기회를 얻었다. 그는 "구단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내년에는 반드시 잘해야 한다"며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이미 내년 시즌 준비에 돌입한 임기영은 1월 미국으로 건너가 개인 훈련을 소화할 계획이다. 또한,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던 ABS 스트라이크존이  내년 시즌 하향 조정될 예정이라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 부진했던 모습은 잊고, 내년에는 팀의 한국시리즈 2연패에 힘을 보태겠습니다. 팬 여러분께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절치부심의 각오로 2024 시즌을 준비하는 임기영. 과연 그는 'FA 먹튀'라는 오명을 벗고 KIA 마운드의 핵심으로 다시 우뚝 설 수 있을까?

 

팔수록 손해 보는 장사? 하림 더미식, 매출 1968억에 영업손실 3240억의 '기괴한 성적표'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신흥 강자 '더미식' 브랜드를 앞세운 하림산업이 올 상반기 괄목할 만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러나 화려한 성장세 이면에는 막대한 영업손실과 공격적인 할인 정책이라는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어, 하림의 전략을 두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하림산업의 상반기 매출은 497억 72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7% 급증하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장인라면', '비빔면' 등을 필두로 한 면류 부문은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렸다. 상반기에만 208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5%나 성장했는데, 이는 2023년 연간 면류 매출과 맞먹는 수치다. 불과 1년 만에 매출 규모를 두 배로 키운 셈이다. 이러한 성공 뒤에는 지난해 말 출시되어 좋은 반응을 얻은 오징어라면, 외식 수준의 품질을 구현한 '요리면' 라인업, '어린이 라면'으로 입소문을 탄 푸디버디 등 구체적인 히트 상품이 있었다.주춤했던 즉석밥 부문도 화려하게 부활했다. 상반기 매출 114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0% 넘게 성장했다. 이는 단순히 백미밥에 그치지 않고 귀리, 메밀, 현미 등 10종이 넘는 다양한 곡물 라인업을 갖춰 '건강한 밥상'을 추구하는 소비자 트렌드를 정확히 저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탕찌개류 역시 100억 원대 매출을 돌파하며 순항했다.하지만 이처럼 빛나는 성과 뒤에는 어두운 이면이 존재한다. 바로 '매출조정' 항목에서 드러나는 출혈 마케팅의 흔적이다. 매출조정은 판매장려금이나 할인 판촉 비용 등을 매출에서 제외하는 회계 항목으로, 이 금액이 클수록 '제값'을 받지 못하고 공격적인 프로모션에 의존했다는 의미다. 하림산업의 상반기 매출조정금액은 182억 원으로, 전년 동기(87억 원)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섰다. 매출이 30%대 늘어나는 동안, 판촉 비용은 109%나 폭증한 것이다.이러한 조정 후의 '진짜 매출' 증가율은 21.8%로, 조정 전 수치인 33%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이는 하림산업의 기형적인 손실 구조와 직결된다. 하림산업은 지난 3년간 1968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동안, 무려 324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보다 영업손실이 1.3배나 많은, 그야말로 '팔수록 손해 보는' 구조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원가 1328원짜리 제품을 802원에 판매한 셈으로, 물류비나 마케팅비를 제외하고도 이미 손해를 보고 파는 장사였다.물론 이는 시장 후발주자인 '더미식'이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선택한 고육지책으로 해석된다. 보수적인 식품 시장에서 맛과 품질만으로 단기간에 승부수를 띄우기 어려운 만큼, 당장의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브랜드 경험을 확산시키는 전략을 택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 역시 "모기업이 감당할 수 있다면 초기에 점유율과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건 나쁘지 않은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하림의 '위험한 베팅'이 미래를 위한 성공적인 투자로 기록될지, 아니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끝날지는 하반기 실적과 수익성 개선 여부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